[르포] 경북도청 신도시 개업 늘어나는 '비대면 매장들'

입력 2021-07-01 15:42:55 수정 2021-07-01 21:45:14

알바 안 쓰고 손 덜 가…40대 이하 젊은층 많은 영향, 이용 빈도 높고 창업자도 선호
노인들은 기계 이용에 불편함

경북도청 신도시 한 무인카페를 찾은 이용객들이 직접 결제를 하고 커피를 뽑고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 한 무인카페를 찾은 이용객들이 직접 결제를 하고 커피를 뽑고 있다. 윤영민 기자

1일 오후 경북도청 신도시 한 무인카페. 점심 식사를 마친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지는 않았지만, 커피머신이 작동하는 소리가 쉬지 않을 정도로 한동안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용 방법에 대한 설명은 셀프 주유소처럼 커피머신에 달린 화면과 음성으로 통해 나온다. 안내에 따라 결제하고 원하는 음료를 쉽게 골라 먹을 수 있었다.

매장 안에 테이블과 의자도 갖춰져 있지만, 대부분 고객은 뽑아든 커피를 들고 인근 공원을 찾거나 직장으로 향해 매장 안은 조용했다. 한 이용객은 "코로나 감염 우려 때문에 비대면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무인카페를 찾다가 지금은 아예 이곳이 익숙해져 자주 찾는다"면서 "커피를 직접 뽑아 먹기 때문에 기다리는 지루함도 없다"고 했다.

경북도청 신도시에 무인으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40대 이하 젊은 인구가 대다수 사는 신도시인만큼 무인기 사용에 대한 이해도와 이용 빈도가 높아 많은 창업자들이 이곳에서 무인점포를 개업하고 있다.

신도시에는 카페를 비롯해 ▷아이스크림 매장 ▷휴대폰 매장 ▷애견용품 판매점 ▷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의 무인 시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A씨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을 고용하지 않아도 되고 따로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할 필요도 없어 무인 매장을 택했다. 아이스크림 매장은 도매점이 배달과 함께 진열도 해줘서 손이 덜 가는 장점도 있다.

A씨는 "신도시 주민 대부분이 젊은층이다보니 무인시설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것 같다"며 "아이스크림 매장은 관리도 쉽고 유통기한도 길다. 비대면 상황이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 아니어서 본업 외 부업용으로 적절하다"고 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무인시설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학생들 아르바이트 자리가 사라지는데다 아무래도 어르신들은 이용하기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방학을 맞아 대학생들이 집에 와도 아르바이트 할 자리가 없어 다시 큰 도시로 나간다. 노인들은 아무리 설명이 잘 돼 있어도 기계를 이용하기가 꺼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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