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13.9% 증가…코로나 불황 벼랑 끝 몰린 사람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4월 일반음식점 폐업 241건
"법무사 비용조차 부담스러워"
5년 전 생고기 식당을 운영하다 빚을 떠안게 된 이모(57) 씨는 요즘 파산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당시 장사가 되지 않는 식당을 어떻게든 지켜보려고 저축은행에서 빌린 1천만원이 화근이었다. 월세 등 식당 운영에 들어가는 고정비를 대출금으로 메꾸길 반복했고, 빚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 씨는 식당 문을 연 지 1년 만에 폐업을 했다.
이후 이 씨는 식당 아르바이트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재기를 향한 희망을 잃은 지 오래다. 코로나19 이후 식당 일거리마저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 씨는 대출금 상환을 몇 차례 연체했고 텔레비전, 에어컨, 가구 등에 강제집행을 알리는 압류 스티커까지 붙게 됐다.
이 씨는 "혹시 쓸모가 있을까 싶어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지만 적은 나이가 아니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개인 파산에 드는 법무사 비용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이들이 늘었다. 오랜 기간 빚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놓인 이들이 지난해보다 부쩍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대구지법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 건수는 1천8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583건)에 비해 13.9%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특히 1분기의 증가율이 높았다. 올해 1월은 지난해(261건)보다 28.7% 많은 336건으로 시작했다. 3월은 한 해 사이 340건에서 450건으로 32.4% 급증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의 여파가 직격탄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늘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음식점의 폐업 건수는 2천776건으로 2019년(2천483건)보다 11.8% 증가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2천708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의 경우 5월까지 927건으로 지난해(1천135건)보다 다소 진정됐지만, 4월의 경우 폐업이 241건으로 2008년(374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 법조계에서도 파산 문의가 늘었다며 경기 침체를 몸소 느끼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던 개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로 더욱 위기에 몰려 파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것이다.
하경환 변호사(도산전문)는 "개인 및 법인이 회생이나 파산 등을 상담하거나 신청을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오랜 기간 불경기를 근근이 버텨냈지만 코로나19가 닥치는 바람에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됐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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