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폭염이 인류 재앙될 것" UN, 지구 온난화 대규모 참사 경고

입력 2021-06-23 19:52:20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마스크를 쓴 채 가쁜 숨을 내쉬는 시민들이 선글라스와 휴대폰, 부채, 종이가방 등으로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며 걷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마스크를 쓴 채 가쁜 숨을 내쉬는 시민들이 선글라스와 휴대폰, 부채, 종이가방 등으로 내리쬐는 햇볕을 가리며 걷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상관없음 매일신문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지구 온난화가 대규모 참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AFP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온난화와 관련해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인용, 코로나19 다음에 온난화에 따른 폭염이 대규모 사망의 원인이 될 개연성을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내년 2월 공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0.4℃, 즉 산업화 이전보다 1.5℃ 오를 경우 지구 인구의 14%가 5년마다 최소 한 차례 극심한 폭염에 노출될 것으로 추정했다.

IPCC는 2018년 발간한 보고서에선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 상승하는 시기를 2030∼2052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IPCC는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대도시에서 폭염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강한 성인은 '습구온도'(wet-bulb temperature)가 35℃를 넘는 상황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습구온도는 온도계를 증류수에 적신 상태에서 측정하는 기온으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건구온도와 다르다.

AFP는 이미 지구 온난화가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5년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습구온도로 30℃를 기록한 폭염의 영향으로 4천명 이상 사망했다.

앞서 2003년에는 서유럽에서 폭염의 여파로 5만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 폭염은 열사병, 심장마비, 탈수증을 유발하며 인체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

보고서는 중국 중부와 중앙아시아, 수단 등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 역시 폭염에 취약,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폭염이 지속하면서 번개로 인한 대형 산불 20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급속히 번졌다.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폭염이 지속하면서 번개로 인한 대형 산불 20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급속히 번졌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가 가뭄, 홍수, 사이클론 등 이상 기후로 경제 및 자연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 상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세계 GDP(국내총생산)가 10∼23%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지구의 많은 육지와 담수, 해양이 기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한계에 거의 도달했다며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3℃ 따뜻해질 경우 육상과 바다의 생물 종의 최대 54%가 멸종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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