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주택 가격이 수요에 비해 너무 많이 뛰었으며 공급 과잉에 따른 큰 폭 조정이 예상된다는 한국은행 예측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 사이 대구 지역 주택 가격 매매지수는 17.1% 상승했다고 한다. 전국 평균치(10.4%)보다 6.7%포인트 높고 서울을 제외한 지방 광역시의 평균 상승률(12.3%)보다도 4.8%포인트 높다.
주택 구입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평균 주택 가격을 평균 연소득으로 나눈 수치(PIR)가 대구의 경우 2020년 기준으로 5.9까지 치솟아 세종(7.2)과 서울(7.0) 다음으로 높다. 생애 최초 주택 마련까지 15년이나 걸리는 가구의 비중도 17.9%로 지방 광역시 가운데 단연 높다. 대구 무주택자들의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20년 이상 전국 꼴찌인 대구의 집값이 이렇게 뛴 것을 정상이라고 보기 어렵다. 투기가 대구의 주택시장을 교란한 결과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외지 투기 세력이 견인하고 묻지마 청약 등 뇌동매매가 따라붙어 최근 몇 년 동안의 대구 주택시장 과열 현상을 낳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공급 과잉이다. 2023년까지 대구에서는 6만7천 가구의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다. 재건축과 재개발, 주상복합 건축은 가히 러시 수준이다. 지금 대구의 구도심은 거대한 공사판을 방불케 한다.
반면, 대구의 주택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147.2에서 올 4월 113.7로 급락했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대구의 집값 조정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한은의 전망은 결코 과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상승으로 거품이 끼었다가 터지면 그 후유증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다.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도 지금까지 대구시와 각 구청의 대응은 미온적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대구시는 특정 지역의 주택 공급과 수요가 쏠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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