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다시 보기를 권함 / 페터 볼레벤 지음 / 박여명 옮김 / 더숲 펴냄
'숲'은 휴식처이자 자연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비밀 장소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수 세기 전부터 숲을 돌보아야 할 대상으로 치부해 인간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숲이 망가진 원인을 숲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찾는다. 인간이 자연의 생명체로서 나무와 숲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숲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측의 속내는 임업을 위한 보호와 관리라고 주장한다. 나무는 경제성, 효율성에 부합해야 하는 자원, 즉 상품인데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숲은 임업의 관점에서 볼 때 그저 베어질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나무들의 집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인간 중심의 시각에서 벗어나 숲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오늘날의 자연보호는 숲에 대한 배려 없이 유행에 따라 수종을 선택하고 문제가 생기면 개벌(皆伐·모두 베기)이나 간벌을 하고 그 자리에 또다시 나무를 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생물 종의 다양성과 원시림은 사라졌다. 이에 숲은 자연이지 가꾸고 다듬어야 할 공원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자연은 자신에게 필요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 줄 알고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그 능력으로 언제나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 왔다"면서 "이 과정이 순리에 따라 이루어지도록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숲과 생태계를 위한 진정한 보호"라고 말한다.
저자는 녹색 에너지로 알려진 풍력발전과 바이오매스의 민낯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산에 풍력발전기를 세우고 목재 펠릿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과정에서 흙에 저장돼 있는 이산화탄소가 대규모로 배출되며, 야생동물은 서식지를 잃고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많은 새가 희생된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저자는 이렇게 많은 나무와 다양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녹색 에너지를 생산하기보다는 에너지 절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진정한 자연보호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끝으로 "나무에게는 토양 깊은 곳에서 가장 높은 수관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모든 것을 조절할 줄 아는 능력이 있는데, 인간이 개입하면서 숲은 자신의 질서, 생명, 공동체를 빼앗기고 훼손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제 자연의 권한을 자연에게 돌려주어야 하며, 인간중심적인 시각의 개입이 낳은 결과가 숲과 토양의 훼손뿐 아니라 기후변화·대기오염·수질오염이다. 이는 우리와 후손이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경고했다. 37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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