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태 부각된 '공정', 여기서 끝나선 안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일 "지금 시대정신은 '공정'"이라며 "이번 정부의 모토도 '기회는 평등·과정은 공정·결과는 정의'였지만 결국 '기회는 아빠찬스·과정은 표창장·결과는 부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린 유승민 전 의원 지지모임 '희망22포럼' 출범식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가재·붕어·개구리로 살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더니 자기 딸은 용을 만든 것 아니냐. 본인 스스로도 그런 말을 안 믿은 것"이라며 "이제 진보가 외치는 평등·정의·공정 자체가 많은 불신을 얻게 됐고, 이렇게 되면 반동이 찾아올 위험이 크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사태에서 부각된 '공정'의 가치가 거기서 끝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가령 조민이 표창장을 위조 안하고, 인턴을 제대로 해서 합격했다한들 그것은 공정한 것이냐"며 "특정 집단에서 나오는 '스카이캐슬'을 공정으로 받아들이고 법적·형식적 공정에 그쳐서는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이 목동에서 공정한 경쟁을 했다고 하지만, 일반 서민들이 보면 '우와, 너 목동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라며 "성공한 사람들은 그 이유를 다 자기 덕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능력이 자기 능력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해야 한다. 경쟁에서 떨어진 사람은 차별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사례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전환 논란을 들었다. 진 전 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차별 자체가 문제인건데, 그 차별을 그대로 두면서 시험으로 차별받는 사람과 차별을 가하는 사람을 나누겠다는 것을 공정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우려스럽다'면서 "젊은이들의 분노는 그런 방향으로 나올 수 있지만, 정치는 차별을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정치권에 대해서는 "이번 재보선에서 극우적인 내용보다는 합리적이고 온건해야 한다는 승리 공식을 보수 지지층이 배웠고, 그것이 이준석 돌풍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하며 "그렇게 형식은 갖췄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콘텐츠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과거 보수의 세 가지 갈래가 극우 반공주의, 시장만능주의, 권위주의 중 반공과 권위 두 가지는 이준석 대표 취임으로 걷어냈지만 문제는 시장만능주의"라며 "앞으로는 김웅 의원이 애기했던 합리적이고 건강항 '공동체주의적 보수'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셔 "대선은 과거 심판이 아니라 미래를 선택하는 게임이고, 여기서 이기려면 미래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보수진영은 그게 아직 불투명하다. 보수가 엄청난 기회를 만났는데, 잘 건너가지 않으면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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