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청옥산 자락.
밑동에서 부챗살처럼 뻗어 오른 가지마다
선비처럼 꼿꼿이 선 무성한 초록 잎.
해발 450m 황량한 비탈 밭에 뿌리박고
엄동설한에 얼다 죽다 기어이 살아난,
영하 20℃에도 거뜬한 차나무 '다산'입니다.
아열대 작물로 알려진 차나무가 왜 봉화에?
기후변화? 온난화? 이유가 부족했습니다.
백두대간우리차연구소 윤여목 대표.
학술적 생존 한계를 넘어보자고
추운 곳에서 차나무를 키워보겠다고
일교차가 클수록 명품차가 나온다고
태백 아래 봉화에서 20년 넘게 땀을 쏟았습니다.
"고려 때만 해도 야생 차나무가 곳곳에 있었죠"
순천, 고창, 하동, 정읍, 남원,
북위 36도3분 최북단 차나무 자생지 익산까지
전국을 다니며 구한 씨앗을 뿌렸습니다.
씨앗은 봉화의 겨울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얼어 죽으면 이듬해 또 골라 심었습니다.
대여섯 해를 이렇게 빈 밭으로 보냈습니다.
지칠무렵, 신라 최치원이 심었다는 그곳.
지리산 산청에서 구한 씨앗이 용기를 줬습니다.
놀랍게도 혹한을 견뎌 몇 그루가 살아났습니다.
잠자던 내한성 DNA가 발현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맛·향·성분 테스트로 최종 후보를 골랐습니다.
꺾꽂이(무성생식) 증식으로 품위를 유지하고
뿌리가 2,3m씩 수직으로 뻗는 직근(直根)습성에
오로지 땅속 미네랄로 본능을 깨워야 한다며
비료 한 톨, 퇴비 한 줌도 물리쳤습니다.
'다산'은 이렇게 태어났습니다.
윤 대표는 "맛과 향은 물론 차순이 곧고 길어
생산성이 좋은 데다 내한성까지 갖춰
중부권에서도 재배 가능한 품종"이라 했습니다.
벌써 경기도 가평, 경북 문경·예천 지역에서는
이곳에서 가져간 차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다산'은 품종보호를 위해 특허를 출원해
국립종자원에서 3년째 현장 재배 실사중입니다.
윤 대표가 연구중인 내한성 차나무는 모두 20여 종.
이 중 조양·벽안·금강 품종도 곧 특허 출원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녹차(불발효)는 이미 '세계수준'입니다.
그러나 발효차는 명함도 못 내미는 걸음마 단계.
중국의 무이암차·소종홍차 대만의 오룡차, 인도 홍차….
세계의 입맛을 후리는 이 명차(발효차)는 모두
단일 혈통(품종)에, 원산지도 일교차가 큰 고산지대입니다.
커피는 음료지만 약(藥)으로, 식(食)으로 썼다는 차(茶).
" 이제는 약성을 살린 명품차에 눈을 돌릴 때입니다"
" 연평균 일교차 50도가 넘는 봉화에서 시작한 이윱니다"
오늘도 윤 대표는 차밭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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