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녹색 씨앗을 심는 푸른 달서

입력 2021-06-07 11:50:13 수정 2021-06-07 18:47:51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산야에 가득한 푸른 6월은 코로나19에 지친 인간사를 아는 듯 모르는 듯, 한 폭의 녹색 수채화다. 모름지기 생명체는 녹색이 만든 산소를 마시고 살다가 녹색의 자연으로 돌아간다. 인간은 이러한 생태계에 반하는 이단아라고 하지만 결국 녹색의 자양분으로 합류한다. 녹색은 창조·생명의 색깔이자 인간이 그토록 갈급하는 어머니 색깔이다. 그러기에 자연이 만든 녹색은 아무리 오래 보아도 지침이 없고 그토록 그리워지나 보다.

신은 자연과 인간을 만들고 인간은 도시를 만든다. 편리함으로 무장된 도시는 도로, 건물, 나무 그리고 움직이는 자동차와 인간의 탐욕을 품어 준다. 인간 지혜가 집약된 그곳의 삭막함과 분주함에 도시인은 탈출을 꿈꾸며 녹색을 갈급한다. 우리를 품는 푸른 별은 기후변화로 폭염, 폭우, 폭설, 미세먼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스러움의 질서를 좇는 자연이 이제는 고갈되어지는 인내로 인간에게 얼굴을 붉히고 놀란 이들은 탄소중립 선언, 기후변화 협약으로 그리고 기업들은 ESG 명패로 그 노기를 누그리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간 친화적인 자연을 만들 수는 없을까? 전국 최대 지방 산업단지를 가슴에 안고 있는 아파트 밀집 지역인 달서구에서는 녹색이 더없이 절실하다.

이에 달서구는 민선 6기 2016년부터 빈 대지, 옹벽, 담벼락 등을 녹색으로 덮는 이른바 '그린 카펫' 정책을 펼쳐 오고 있다. 이러한 녹색 정책으로 구민들의 휴식은 물론 도시열섬현상 및 미세먼지 완화를 위해 편백나무, 고로쇠나무, 과실수, 관목류, 지피식물 등 260만 그루를 식재해 매년 3만㎡의 녹지를 확대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입체 도로의 회색 옹벽, 월곡로·달구벌대로 등 완충녹지 그리고 등산길 곳곳은 녹색으로 입혀지고 있다. 각 동 주민단체들도 매년 나무 심기 운동에 참여하는데 올봄에도 주민과 공무원 1천여 명이 녹색 봉사 행렬에 함께하며 와룡산 불미골, 도원지, 청룡산 등산길, 달서별빛캠프, 장기동 구마고속도로 변, 성서IC 등에 편백과 고로쇠나무 등 3천640그루를 심는 보람을 나눴다.

한편 10여 년 전 서구청 근무 때 계성고교 뒤편과 가르뱅이 와룡산 중턱에 심었던 편백 및 고로쇠나무들이 이제는 제법 모양새 갖춘 군락을 이루며 녹색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완충녹지와 조성되는 도원지 둘레길, 와룡산 둘레길, 성서IC 등에 줄기차게 나무를 심고 도시 숲을 조성해 갈 것이다. 이러한 녹색 행복에 대한 달서구민들의 목마름에 응답이라도 하듯 결혼친화공원 도원지의 수달 인공생태 섬에는 수달이 가정을 꾸리며 인간 친화적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달서구는 밀려오는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하는 스마트 도시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긴 호흡의 매년 나무 심기로 녹색 행복도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누군가가 심은 감나무에서 감을 따 먹던 기억을 회상하며 달서구는 쉼 없이 녹색을 찾아 나설 것이다. 훗날 새봄에 고로쇠 채취 물통을 들고 콧노래 부르며 다닐 이름 모를 그 누군가를 그려 보면서….

기후위기의 지구별도 우리 도시인처럼 녹색을 그리워한다. 이에 탄소중립이라는 거대 담론에 취해 있지 않고 일상의 검소한 소비생활과 나무 한 그루라도 심는 행동은 녹색 행복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금수강산이었던 우리의 녹색 삶터, 우리가 함께 녹색 시선을 가지면 녹색 무지개는 우리를 포근히 감싸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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