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비자물가 2.9%↑ 9년만에 최고…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

입력 2021-06-02 16:41:24

두 달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에 '인플레' 우려 커져
한은, 연간 1.8% 전망…"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

5월 대구 소비자물가 동향. 동북지방통계청 제공
5월 대구 소비자물가 동향. 동북지방통계청 제공

지난달 대구의 소비자물가가 9년만에 가장 큰 오름세를 나타내며 두 달 연속 2% 후반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1년 5월 대구경북지역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대구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07.95(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이는 2012년 5월 이후 9년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지난 4월(2.5%)에 이어 두 달 연속 2% 후반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시대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민생과 직결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축수산물 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2.8% 급증하면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중에서도 생육부진으로 수확량이 줄어든 파(170.0%)가 가장 많이 올랐고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영향은 받은 달걀(41.2%)과 국산쇠고기(10.3%) 등 축산물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공업제품도 휘발유(25.0%), 경유(28.4%), 자동차용LPG(23.3%) 등 석유류를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1년 전보다 평균 3.4% 증가했다.

서비스 물가도 상승했다. 공동주택관리비(7.6%), 구내식당식사비(5.9%) 등 개인 서비스는 전년 동월 대비 2.3% 늘었다. 외래진료비(1.8%), 국제항공료(13.9%) 등 공공서비스도 0.2% 올랐다.

집세는 1.6% 증가해 2016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는 1.6%, 월세는 1.1% 올랐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징조로 보기엔 기저효과 등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5월과 비교되는 지난해 5월은 코로나 충격으로 국제유가 및 석유류 가격이 급락하는 등의 이유로 물가상승률이 연중 최저치인 –0.3%를 기록한 시기다. 때문에 올해 5월의 물가 상승률은 실제보다 더 부풀려져 보이는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은행도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8%로 예측했다. 상반기에 1.7%를 기록한 이후 하반기에 2.0%로 다소 높아진다는 가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기구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등 주요 기관 모두 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정부는 유비무환의 자세로 물가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과도한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 차단과 생활물가 안정 등을 위해 관계부처가 함께 총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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