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코로나19 기원설로 뜨거워진 우한

입력 2021-05-31 11:37:33 수정 2021-05-31 18:44:01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이 다시 뜨겁다.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이 재조명되면서 코로나19 초기 우한의 상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세계는 우한에서 확산되고 있던 원인 모를 전염병을 2003년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호흡기 전염병 '사스'와 비슷하지만 다르다며 '신종우한폐렴'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우한은 '팬데믹'으로 번지기 직전까지 중국 방역 당국의 전염병 정보 은폐, '사람 간 전염은 없다'는 잘못된 방역 정보로 인해 생지옥으로 변했다. 춘절을 앞두고 전격적인 도시 봉쇄로 중국 내 타 지역으로의 급속한 바이러스 확산은 막았지만 이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로 번진 뒤였다.

올 5월까지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7천여만 명, 350여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를 기록한 코로나19는 어디에서 최초 발병했는지 '기원설'을 둘러싸고 우한이 주목받으면서 논란이 뜨겁다.

당시 우한 화난수산물시장에서 최초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과학자들은 바이러스를 매개한 숙주를 아직까지 규명하지 못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과학자들이 최초 기원조차 찾아내지 못하면서 초기 제기된 바 있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 기원설에 다시 주목하게 됐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를 취급해 온 4등급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실수로든, 의도적이든 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것이다. 관련 정황 증거도 제시됐다.

특히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유출설은 정밀 조사에 나선 WHO 조사단에 중국 측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으로 나오면서 재대로 규명되지 못한 채 정치적 주장으로 호도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영국의 데일리메일 등이 잇따라 미 정보 당국의 코로나19 관련 초기 비밀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새롭게 힘을 얻었다.

보고서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 3명이 2019년 11월 사스와 유사한 호흡기질환을 앓았으며 이들 중 한 연구원의 아내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적시했다. 이런 정보를 중국 방역 당국이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면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코로나19 기원설은 설득력을 얻을 수밖에 없다.

당국이 쉬쉬하고 있는 와중에 우한중심병원 치과의사 리원량이 단체대화방에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 사스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외부에 처음 알린 것이 이 해 12월 30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공안에 불려가 각서를 쓰고 압박을 받았고, 전염병은 그 사이 급속도로 우한을 덮쳤다. 리원량은 마스크 등의 보호 장비도 없이 환자 치료에 전념하다가 코로나19에 걸려 사망했다.

그렇다면 중국 방역 당국은 이런 민감한 정보를 사전에 알고서도 왜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방역에도 적극 나서지 않고 은폐했을까 의문이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당국의 승인하에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의도적으로 위험한 바이러스 유포에 나선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 될 수 있다. 혹은 연구소가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중에 실수로 유출했으나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바람에 수습에 실패했고 책임 소재 문제로 추궁받을 것을 우려, 초기 대처가 미흡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2003년 사스 때도 중국 방역 당국은 이번과 마찬가지로 전염병 정보를 은폐했다가 사태를 확산시킨 바 있다.

뒤늦게 '우한 봉쇄령'을 내린 후에도 중국 방역 당국의 코로나19 감염 정보는 재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언론의 코로나19 우한연구소 기원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미국과 유럽도 조사해야 한다는 식으로 반박하고 있다. 사태를 통제해 온 중국공산당은 정보를 은폐하는 데 이골이 난 집단이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우한연구소가 유출했다는 증거가 나오더라도 중국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여러 나라가 중국 제재와 팬데믹 책임론을 제기하더라도 중국이 반발할 경우,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다. 미국이 팬데믹 책임론으로 중국 제재의 칼을 뽑는다면, 미중 갈등이 격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판국에 '물정 모르는' 한국의 코트라는 28일부터 우한에서 사흘간 'K-푸드 인사이드 차이나'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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