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공직자의 위엄은 청렴에서 나온다

입력 2021-05-22 06:30:00

목민심서-다산에게 시대를 묻다/ 박석무 지음/ 현암사 펴냄

공무원들이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청렴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공무원들이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청렴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정약용은 1818년 봄, 유배지인 전라남도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48권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 '목민심서'(牧民心書)를 탈고했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새기고 실천해야 할 모든 것들을 12편 72항목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목민심서'는 조선시대 공직자들의 바이블이었다. 이 책은 그 '목민심서'를 오늘날의 눈으로 풀어서 읽은 책이다.

다산은 실용주의자였으며 현실적인 사고를 지닌 실학자였다. 다산은 취임식과 부임행차를 하는 과정부터 정책 홍보와 공문서 작성, 원칙에 맞는 세금 징수, 사회적 약자를 가장 먼저 위하는 정책을 만드는 것까지 조선이라는 사회적 제약이 많은 시대에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행정에 노력을 기울였다. 유학뿐만 아니라 과학과 수학, 공학과 토목공학, 농학까지 인간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실용적인 분야를 공부했던 다산의 실용적인 사고가 그대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다산은 특히 부패한 사회와 당시 목민관들을 개탄하고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완전한 복지사회를 지향했다는 점에서도 시대를 앞서나갔던 사람이었다. 복지국가의 건설, 복지사회의 구현, 다산의 꿈과 희망은 바로 그 점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이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목민심서에서 민(民)은 백성을 뜻하지만 다산은 그중에서도 특히 사회적·경제적으로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다산은 복지를 우선에 둔 행정과 그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꿈꾸었던 개혁가였다.

목민심서라는 말을 풀어보면 '백성을 잘 다스리는 마음의 책'이라는 뜻이다. 저자는 이 책의 머리말에서 목민심서의 제목 중 '심서(心書)'의 뜻에 대한 정약용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썼다. "'심서'(心書)라고 한 것은 무슨 까닭인가? 목민할 마음은 있으나 몸소 행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만의 책', 즉 '심서'라고 했다"고. 저자는 "백성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나 귀양살이하는 몸으로는 실천할 방법이 없어 '마음의 책'이라고 했으니 그 얼마나 애절한가"라고 반문했다.

저자는 이 책에 대해 "다산이 평생 동안 추구했던 공렴(公廉:공평하고 청렴하며 강직함)이라는 가치를 공직자는 물론, 우리 사회 모두가 실천하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오늘의 눈으로 읽는 목민심서를 엮었다"고 설명했다.

420쪽, 1만9천500원

책
책 '목민심서-다산에게 시대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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