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애인 90% 집에서 생활…시설 밖에 있어 접종 대상서 빠져
"발달장애인, '아프다'는 의사표현 능력 떨어지고 접촉자 많아 감염 취약"
2분기 접종 대상자에 '취약시설 입소자'만 포함돼 재가 장애인 접종계획 전무
대구 한 자립주택에 살고 있는 발달장애인 A씨는 지난해 2월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시기였고 장애인권활동가들은 A씨의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방역 당국에 강력하게 요구했다. 겉으로 보기에 A씨는 증상이 가벼워보였지만, 폐렴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A씨 자립주택을 담당했던 장애인인권단체 관계자는 "발달장애인들은 아파도 아프다는 표현을 하지 못해 증상이 경미해 보인다. 당시 방역당국에 강력하게 입원을 요구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큰 일이 날 뻔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재가 장애인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설 장애인과 마찬가지로 면역력이 떨어져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지만, 시설 밖에 있다는 이유로 우선 접종 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장애인은 12만6천여 명이다. 지난 2016년 11만7천명을 기록한 이후 5년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중 90% 이상이 집에서 생활하는 재가 장애인이라는 게 장애인 단체 측의 설명이다.
진행 중인 2분기 백신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국민 ▷장애인 거주‧이용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노인복지시설 등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등이다. 지난달 12일부터 대구의 취약시설(노인·장애인 시설 등) 입소자 및 종사자 4천527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돼 현재까지 3천23명(접종률 66.8%)이 접종을 마쳤다.
하지만 '시설 밖에 거주하는' 재가 장애인에 대한 접종 계획은 아직 없다. 노진영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은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면역력이 약해 코로나에 걸리면 더 치명적이다"며 "특히 재가 장애인은 외부 사람들과 접촉할 수도 있는데다 시설 장애인보다 코로나19 치명도가 낮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했다.
재가 장애인의 백신 소외 문제는 정부의 장애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기인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국장은 "질병관리청이 묵묵부답인 상황에서 보건복지부에 접종을 요구하더라도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수동적인 대답 뿐"이라며 "영국의 경우 통계청이 연령, 성별, 장애 정도에 따른 코로나19 사망자 통계를 공개하고 있다. 장애인의 코로나19 감염 통계가 제대로 잡혀야만 장애인 집단감염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까지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백신 접종 순서는 질병관리청 계획에 따른다. 아직 재가 장애인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해 질병청의 전달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