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 인권언급 최고존엄 모독 후회할 것"(종합)

입력 2021-05-02 18:37:45 수정 2021-05-02 18:39:53

바이든 대북정책·南 전단 고강도 비난…김여정·권정근·외무성 대변인 연속 담화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뉴스
사진은 2019년 3월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묘를 방문한 김여정.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히자마자 북한이 대남·대미 경고성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았다. 긴장 조성을 통한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평가와 함께 도발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일 노동신문에 게재한 담화에서 최근 국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 "남조선당국은 탈북자놈들의 무분별한 망동을 또다시 방치해두고 저지시키지 않았다"며 "매우 불결한 행위에 불쾌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남쪽에서 벌어지는 쓰레기들의 준동을 심각한 도발로 간주하면서 그에 상응한 행동을 검토해볼 것"이라며 "책임은 통제를 바로하지 않은 남조선당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첫 의회 연설에서 밝힌 대북 입장을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아직도 냉전시대 시각과 관점에서 시대적으로 낡고 뒤떨어진 정책을 만지작거리며 조미(북미)관계를 다루려 한다면 가까운 장래에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 연설과 같은 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 인권 상황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미국은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경거망동한 데 대해 반드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히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 접근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취재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키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됐다고 밝히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 접근이라고 소개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이날 담화 3건은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 100일 만인 전날 검토를 완료했다고 밝힌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 의존하지 않겠다. 우리의 정책은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고 밝혔으나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세운 선(先)적대정책 철회를 기대할 만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대응을 주시하면서 단거리탄도미사일 추가 발사 등 수위를 단계별로 상향해 남북미 대화판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오는 21일 한미 첫 정상회담을 앞둔 외교부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미 대화 조기 재개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의 노력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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