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우 한국뇌연구원 홍보협력팀장
지난해 우리나라 과학기술분야에서 최고 권위의 상인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은 한국뇌연구원 서판길 원장이 수상했다. 30여 년 동안 세포 정보를 주고받는 화학적 의사소통 '신호전달'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힌 공을 인정받은 것이다.
호르몬과 스트레스, 성장인자를 비롯해 코로나19와 같은 중증 환자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염증 신호 전달 물질 '사이토카인'이 모두 신호전달과 관련 있는 물질이다. 우리 몸의 세포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암, 뇌 질환 같은 난치병이 유발된다.
이런 생명과학의 기본원리는 사회생활에도 적용된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소통을 통해서 인간으로 존엄성과 가치를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우리는 사람과 사람, 조직 내외부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상호 소통하며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력을 발휘하는 자율과 자유를 가질 때 가장 큰 존재감을 느낀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던 항상성을 무너뜨리고, 소통 단절로 인한 혹독한 시련을 주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만나 즐겁게 이야기하며 감정을 나누던 소통이 갑작스레 단절되고, 온라인을 통한 일부 소통만 가능한 비대면이 일상이 돼버렸다.
급격한 생활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최근 색깔을 주제로 한 단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언론 등 다양한 매체에서 코로나 블루, 레드, 블랙의 3가지 색깔로 우리 국민의 깊은 정서적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말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Blue)는 급격한 생활 패턴 변화와 제한된 활동으로 인한 우울증과 같은 증상을 말한다. 코로나 레드(Red)는 이런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되어 감당하지 못하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순간적인 분노조절장애로 폭행과 같은 통제력을 상실한다거나 조울증과 같이 종잡을 수 없는 정신상태를 말하며, 코로나 블랙(Black)은 블루와 레드를 넘어 좌절과 참담함으로 모든 것을 다 포기한 삶을 살다가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는 심각한 상태를 말한다.
코로나 블루는 이제 일상적인 단어가 됐으며 최근 언론에서 보도되는 극단적인 사건, 사고 뉴스를 볼 때마다 코로나 레드, 블랙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코로나 이전부터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과 인터넷·게임 중독 등 뇌 건강에 대한 사회적 이슈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제는 차원이 다른 환경 변화로 더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다양한 정서 문제와 뇌 질환이 국가 사회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가 건강한 생활 유지를 위해 우리 국민에게 의료 처방과 행동 가이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 뇌 건강을 위협하는 현상들이 심화돼 미래사회에는 어떤 예측하지 못한 문제들이 우리를 위협할까 매우 우려스럽다. 국민이 뇌 건강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정부는 미래사회를 대비한 '뇌연구개발 투자전략'을 수립하고 뇌 기능, 뇌 의약, 뇌 공학 등 분야별 특성 및 현재 기술 수준 등에 따라 핵심기술 유형을 구분하여 중점 투자 분야를 선정하고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국가적 재난 속에서도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에서 빠른 연구개발과 성과 창출을 위한 협업이 더욱더 강화되기를 바란다. 또 우리 국민이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등장하길 학수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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