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 연구로 '박사 5관왕 '…이순탁 영남대 석좌교수

입력 2021-05-02 15:23:28 수정 2021-05-02 18:06:56

"대구를 '물의 수도'로 만들겠습니다"
'낙동강개발연구소' 경험 바탕 활동…최근 말레이시아국립대서 명예박사
국제수문수자원 프로그램 의장 지내…2015년 대구 세계물포럼 주역 담당
11월 '벤 티 차우 기념상' 수상 예정

지난 4월 이순탁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가 말레이시아 국립대로부터 말레이시아 물 및 환경의 지속가능 관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속가능관리학 명예박사를 받았다. 이순탁 교수 제공
지난 4월 이순탁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가 말레이시아 국립대로부터 말레이시아 물 및 환경의 지속가능 관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속가능관리학 명예박사를 받았다. 이순탁 교수 제공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물관리 연구를 손에서 놓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대구 중구 종로 한 카페에서 만난 이순탁(80)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과 석좌교수이자 명예교수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외국 대학 박사학위를 5곳에서 취득했다. 목표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이뤄낼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1958년 영남대 토목과에 입학한 그는 '낙동강 개발연구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연구와 왕성한 활동을 통해 해외 유명 대학 다섯 곳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지난 4월 3일, 그는 말레이시아국립대(The National University of Malaysia)의 총괄의장(chancellor)인 뚜안꾸 무흐리즈(Tuanku Muhriz)로 부터 말레이시아 물 및 환경의 지속가능 관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속가능관리학 명예박사(Hon.PhD in Sustainability Mamagement)를 수여받았다. 특히 그의 공로를 인정한 무르리즈 총괄의장은 말레이시아 네게리셈빌란주(Negeri Sembilan) 통치자인 왕으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 교수는 1975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와 고려대 대학원과의 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참가해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6년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한 지하수 연구를 통해 일본 쓰쿠바대에서 이학박사를 받았다. 2000년 러시아의 알타이국립공과대에서 수문학과 수자원과학분야의 학문 업적을 인정받아 명예박사를 받았고 2015년 세르비아 노비사드대학에서도 국제적 수자원발전 협력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명예수자원과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그가 이처럼 많은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국제수자원협회( IWRA : International Water Resources Association)의 창립자이자 초대 회장인 벤 티 차우(Ven Te Chow) 교수와의 인연 때문이다. 그는 1977년부터 1980년까지 일리노이 대학에서 수자원시스템 공동연구를 하던 중 멘토였던 벤 티 차우 교수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노력한 결과 다섯개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는다면 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멘토의 길을 따라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순탁(왼쪽) 교수가 말레이시아 네게리셈빌란주 통치자이자 말레이시아국립대의 총괄의장인 뚜안꾸 무흐리즈에게 박사학위를 수여받고 있다. 이순탁 교수 제공
지난 4월 이순탁(왼쪽) 교수가 말레이시아 네게리셈빌란주 통치자이자 말레이시아국립대의 총괄의장인 뚜안꾸 무흐리즈에게 박사학위를 수여받고 있다. 이순탁 교수 제공

그는 말레이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무대로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유네스코의 지속가능 수자원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 교수는 2010년 유네스코 국제수문수자원 프로그램 (IHP : International Hydrological Programme)의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후 그는 물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중심의제로 오를 만큼 관심이 커졌다. 또한 유엔수자원회의(UNWC : United Nations Water Conference), 세계기상기구(WMO :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등 각종 수자원 관련 국제회의에서도 활약해왔다. 유엔에서 '물은 기본 인권'이라고 선언할 정도로 물의 소중함과 중요성은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지금 세대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물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한다. 세대 간의 공평성을 위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 박사'로 통하는 이 교수는 지난 2015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물포럼의 주역이다. 당시 그는 국제운영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오는 11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물회의에서 그동안의 업적을 인정받아 Ven Te Chow 기념상을 수상하게 됐다. 그는 "수자원 분야에서 노벨상과 같은 권위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모교를 위해 앞으로도 건강을 잘 관리하며 이바지할 계획"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해마다 발생했던 홍수, 공포스러운 페놀 사건 등 물로 인한 수많은 고초를 겪은 대구를 물을 잘 이용하는 물의 수도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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