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임 대구 수성구의원
대구 청소년의 건강지수는 허약하다. 최근 대구여성가족재단의 대구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보고에 따르면 청소년의 우울감 경험의 상승폭이 높게 나타났다. 2015년 18.1%에서 2019년 25.3%로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23.6%에서 28.2%로 증가한 것에 비해 1.6배나 높다고 한다.
청소년의 자살률이 높다. 중학생들의 자살 예비 경험률은 고등학생보다 높다. 여중생들은 16.5%, 남중생은 9.0%이다.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상담 이용 건수는 4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심각하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일상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생활, 집합 금지, 교우 관계 축소 등이 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어른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어른들이 청소년과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위협되는 상황들을 하나씩 줄이는 것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소년과의 소통과 공감을 확대하자. 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우선 가족 간 소통과 공감의 시간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견주어 보면 대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프랑스는 매주 금요일은 가족 간 대화하는 날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보통의 가족들이 각자 생활에 바빠서 식사도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비대면 수업이나 재택근무, 외식 자제 등으로 가족들이 집 안에 같이 머물며 식사나 여가 시간을 같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자연스럽게 대화와 소통의 시간이 늘어난 것을 능동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각자의 공간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휴대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텔레비전을 통해 운동을 하고,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자. 남보다 못한 따로따로 가족의 모습이 아니라 진정 가족다운 정을 나누는 가족이 되는 것이다.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같이 시간을 공유하면 생각이 유연해진다. 학업이나 진로, 취업, 이성 교제 등 청소년들이 실질적으로 부딪히는 여러 고민이나 문제점을 함께 해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청소년을 비롯해 가족 모두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둘째, 어른과 청소년과의 매칭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지역 내 어른과 청소년 매칭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다. '마니또'라는 게임을 사회적으로 넓게 적용하는 개념이다. 매칭의 대상을 처음에는 서로 알 수 없게 한다. 비대면으로 충분히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갖게 한 후 어느 시점이 되었을 때 오프라인 만남과 교류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을 펼쳐 주는 것이다. 지역 내 희망하는 성인과 청소년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일단 혹시 모를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같은 성별로 매치를 한다. 즉, 일대일 마니또 겸 멘토·멘티를 랜덤으로 지정하고 친구가 되고 이웃으로 지역사회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게 하자. 그리하여 아름다운 사회공동체의 실현이라는 희망을 만들어 가면 어떨까? 어려운 고비마다 하나가 되는 정신적 공동체로 국난을 극복해 보자. 우리가 하나가 돼 힘을 모은다면 코로나19를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다. 서로 힘을 합쳐 청소년을 위한 보다 수준 높은 삶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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