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황새마을.
이른 아침, 아빠 황새(A10·화해)가 먹이를 구해오자
둥지를 지키던 엄마 황새(B10·덕황)가 반겨 맞습니다.
오붓한 재회의 시간은 겨우 10여 초.
눈인사가 무섭게 엄마는 또 사냥에 나서고
아빠는 보채던 새끼들에 먹이를 게워 내밉니다.
한반도에 텃새 황새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목격된 '최후의 황새부부'가
밀렵에과 농약 중독에 희생된 지 반세기 만,
1996년 '황새 야생복원 프로젝트' 시작 20여 년만입니다.
문화재청 지원으로 한국교원대가 복원에 앞장서고
예산군이 황새공원을 유치해 땀을 쏟은 덕입니다.
현재 자연속에 살고 있는 복원 황새는 모두 61마리.
이 중 49마리는 야생에서 번식한 후손들입니다.
이 황새부부도 모두 연구실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훈련을 거처 몇 해 전에 야생으로 나온 녀석들입니다.
지난해 짝을 맺고 이 마을에서 둥지를 틀 더니
올해도 같은 집에서 새끼를 다섯이나 부화시켰습니다.
복원 황새들은 고향인 예산과 서해안을 오가며 살지만
멀리 중국(4마리)과 대만(1마리)에도,
지난해엔 의성 안계들(1마리)에,
올해는 우포늪(4마리)과 달성습지(1마리)도 찾았습니다.
단독생활을 즐기는데다 영역권이 넓어
한 마리도 보기 힘든 귀한 손님입니다.
황새가 돌아온게 무슨 대수냐구요?
황새공원이 들어선 후 마을도 많이 변했습니다.
"어릴적 농약을 치면 개구리도 쫙쫙 뻗어지요"
황새를 살리자며 주민들은 농약을 싹 버렸습니다.
첫 해, 병충해가 들끓어 벼농사를 망쳤습니다.
손해도 컷지만 친환경 보조금으로 버텼습니다.
화학 비료 대신 유기농 비료를 쓰고,
무성한 풀은 제초제 대신 우렁이에 맡겼습니다.
수년을 이렇게 버티자 땅심이 슬슬 살아났습니다.
논에 지렁이, 개구리, 메뚜기가 돌아왔습니다.
수확량도 점점 늘어 기존의 80%까지 올라왔습니다.
기대 만큼 성에 안차 낙담하는 주민도 없지 않지만
109 ha에서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자부심도 큽니다.
황새마을 일대에는 앞으로 5년간 176억을 더 들여
생산,도정, 판매까지 친환경 '황새쌀'을 브랜드화 해
황새와 사람이 공존하는 마을로 가꿀 계획입니다.
옛날, 배산임수의 확 트인 논 습지를 즐겨 찾고
둥지도 꼭 마을 어귀 큰 나무를 골라 틀어
금슬은 물론, 공동육아의 진수를 자랑하던 황새….
황새가 '무공해 쌀' 브랜드로, '친환경 생태마을'로
마을 사람들에게 되갚을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