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단체장 지역 내년 地選 누가 뛰나] <4> 안동시

입력 2021-04-18 14:14:23 수정 2021-04-18 21:57:00

여권 후보는 수면 아래…'지역 주류' 야권 다수 출마 저울질

권영세 시장이 떠나게 될 '안동시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까. 권 시장은 3선 재임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3선 임기 1년 여를 앞둔 상황에서 여당과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며 추진하는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서 마음이 조급하다.

지역에서는 차기 안동시장을 노리는 후보군들 사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아직까지 거론되지 않고 있다. 지역에서 민주당 좌장 역할을 해오던 이삼걸 전 차관이 강원랜드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내년 시장 선거에 나설 인물난을 겪고 있다.

반면 김형동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민의힘이나 야당 세력이 안동 정치판의 주류 역할을 하면서 너도나도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권씨와 김씨 간 성씨 대결

권기창 안동대 교수
권기창 안동대 교수

안동지역은 "'안동 권씨'와 '안동 김씨'가 국회의원·시장을 나눠가진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두 성씨의 인구가 많고 이들 문중이 선거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형동 국회의원이 '안동 김씨'이기 때문에 시장자리를 탐내는 '안동 권씨' 인사들이 많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고 안동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권기창(59) 안동대 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가 일찌감치 재기를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 선거 이후에도 안동지역 현안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최근에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를 위한 토론회와 당위성을 발표하기도 했다"며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구경북 통합보다 안동·예천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전 경북도 복지건강국장
권영길 전 경북도 복지건강국장

권영길(62) 전 경상북도 복지건강국장은 김형동 의원이 공천을 받고 안동에 내려온 직후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직을 1년여 임기를 남겨둔 채 사직하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뒤 선거를 도왔다.

김형동 의원 당선 이후 국민의힘 경북도당 부위원장 직함을 받는 등 정치적 프리미엄 받았다는 의견이 많아 시장 후보군들 사이에서도 많은 견제를 받고 있다.

권 전 국장은 "공직에 있으면서도 주말과 업무시간 이외에 영남대 정치외교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토론회 참여를 통해 정치에 대한 기초를 다졌다"며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처럼 단체장은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행정에 대한 이해로 취임 후 바로 시정을 펼쳐나갈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했다.

권용혁 전 국민의힘 안동시당 사무국장
권용혁 전 국민의힘 안동시당 사무국장

새롭게 거론되는 인물은 권용혁(59) 전 미래통합당 안동시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이다. 오랫동안 안동 정치권에서 활동해 온 그는 김광림 전 국회의원의 가장 믿을 수 있는 보좌진이기도 하다.

지금의 국민의힘 안동지역 조직을 뿌리부터 만든 장본인으로, 김 전 의원과 김형동 의원 주변에서 그를 추천하는 이들이 있지만, 아직 본인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밖에 권대수(54) 대구 테크노파크 원장 등도 권씨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권 원장은 김형동 의원과의 오랜 친분과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지역 여론주도층에서 심심찮게 거론되는 인물이다.

◆지역 정가를 흔들 새로운 움직임

지난 선거에서 오랜기간 보수당에서 활동하면서도 당 공천을 받지 못한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큰 반발심이 생겨났다.

김성진 경북도의원
김성진 경북도의원

심지어 지난해 총선에서 지역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김형동 의원이 공천되면서 현직 정치인들 조차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성진(60) 경북도의원이 대표적 인물이다.

김 도의원은 당시 미래통합당 선거운동에 함께하지 않고 독자 행보를 걸었고 지금까지도 큰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김 도의원 주변의 무소속과 중도층으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김 도의원의 시장 출마를 강하게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내년지방 선거가 김형동 의원 중간 평가의 성격도 강해 표심만 잘 결집된다면 지난 지방선거 때 무소속인 권영세 시장이 당선된 것처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한다.

김 도의원은 "지역의 현재 정치상황에 대해 굉장히 신뢰하지 않거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동안 안동과 인근 시·군은 팽창정책을 써왔는데 이제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호 전 경북도의원
김명호 전 경북도의원

3선 도의원 출신인 김명호(61) 전 도의원은 지난 총선에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사퇴하고 미래통합당 경선에도 참여했다. 이후 탈당해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이루는 등 광역의원의 틀에서 벗어나 정치적 도약을 꿈꾸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이재오 전 의원이 중앙집행위원장을 맡은 국민통합연대의 경북본부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재경 출향인들 사이에서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통합연대 등 보수 대통합이 이뤄지면 가장 강력한 안동시장 보수당 후보로 김 의원을 손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도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지역과 시민을 위해 어떻게 희생할 것인가를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했다.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

장대진(61) 전 경북도의장은 권영세 시장을 당선시킨 1등 공신이다.

장 전 도의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뒤 권 전 시장 지지를 선언하고 그의 세력을 권 시장에게 모두 결집했다.

장 전 경북도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시국이라 활동에 조심, 또 조심을 하고 있다"며 "사단 부지와 안동역사, 3대 문화권, 용상관광단지 등 현안 한 안동의 중차대한 미래 발전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낙하산 공천 없다면 유리할 수도

김대일 경북도의원
김대일 경북도의원

현역 정치인 중 김대일(55) 경북도의원도 시장 후보의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김광림 전 의원이 발탁해 시의원 2번과 도의원 1번에 내리 당선됐고, 지난해 총선에서도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김형동 의원 당선을 위해 현장을 누빈 인물 중 하나다.

김 도의원은 "갈수록 빨라지는 문화 주기를 극복하려면 우리 지역도 30~50대가 주역이 돼야 하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공천과정에서 선배님들과의 공천이 불가피하지만 정정당당한 공천이 돼 결과에 승복하고 한 배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

김대일 도의원이 안동시장에 나가려면 평생 정치적 동반자인 이 사람과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바로 안윤효(60) 안동시체육회장이다.

안 회장은 지난 총선에서 지역 내 막대한 인맥을 총동원해 김형동 의원의 당선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안 회장은 "지역에서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새마을단체, 사회봉사, 종교활동 등 꾸준히 정치적 행보도 걸어왔다고 생각한다"며 "현 체제는 행정관료에 치우쳐 다소 경직된 시정활동이 펼쳐지는 부분도 있는데, 결과를 중시하는 경제인의 시선에서 안동을 이끌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 이희범(72) 경북문화재단 대표이사, 이재욱(58) 전 농림부 차관 등도 정치권에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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