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는 '정권 심판' 택했다…서울·부산시장 국민의힘 압승

입력 2021-04-08 01:00:36 수정 2021-04-08 01:03:50

오세훈·박형준 과반 득표 확실…일방통행식 부동산 정책 염증
LH 사태로 청장년 분노 키워…文 정부 독선적 국정에 경고장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7일 오후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마침내 회초리를 들었다. 7일 수도 서울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 부산에서 치러진 시장 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집권 여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철저하게 외면했다. 대신 제1야당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모두 들어주었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행태에 매서운 심판을 내린 것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개표율이 59.08%에 이른 8일 0시 30분 기준으로 56.84%의 득표율을 기록, 당선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역시 같은 시각 기준으로 63%의 득표율을 올리면서 승자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보궐선거 사상 유례없이 높은 투표율(잠정 최종 투표율 55.5%) 속에서 만들어진 제1야당의 보선 승리는 '이유 있는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철저하게 시장을 외면한 일방통행식 부동산 정책 등 무능한 국정 운영에 대한 염증이 눈덩이처럼 확대됐고, '도덕 정부' '공정 정권'을 자처했지만, 'LH 사태'와 정부 고위 인사들의 언행은 정반대를 달려간 탓에 유권자들로 하여금 '위선 정부'인 문재인 정권을 향해 심판의 표심을 키우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50, 60대 이상 장노년층은 물론 20, 30대의 청년층까지 실망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민주당의 선거 구호를 겉돌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권 심판론의 의미가 크다"며 "독선적인 국정 운영, 조국 사태부터 계속 이어진 내로남불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다. 현 집권 세력은 국가 채무를 폭증시키는 무차별적인 재정 살포에다 가덕도 신공항이라는 희대의 일탈적 재정사업까지 만들어냈지만, 현명한 유권자들은 '사탕발림' 정책 입안자들에게 속지 않았다.

대선을 불과 1년여 앞두고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제1야당이 유례 없는 압승을 거둠으로써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일방적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내년 정권 탈환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민주당의 20년 집권 시나리오가 뿌리째 흔들리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마나 한 선거에서 들러리로 전락할 위기에 몰렸던 국민의힘이 정권 탈환에 나서느냐, 민주당이 심기일전 정권 수호에 성공하느냐의 경쟁이 뜨거워지는 정국이 내년 대선까지 남은 1년간 전개될 전망이다.

이승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결과가 바로 대선과 연결될 것"이라며 "앞으로 상당히 혼란한 정국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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