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가치 높아지며 대기업도 중고 플랫폼에 눈독
롯데, 최근 중고나라 투자 의향…유통업계 “온·오프라인 시너지 있을 것”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이른바 MZ세대를 대표하는 현상 중 하나가 '중고 경제'다. 사고 싶은 물건에 돈을 쓰는 데 거리낌이 없고, 그렇게 샀다가 소용이 다한 물건은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에게 싸게 파는 일에 적극적인 경제관이다.
이 같은 모습은 온라인 시장 확대와 맞물려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성장을 이끌고 있다. 국내 대표적 중고 마켓인 '중고나라'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 강자 롯데의 대규모 투자를 받게 됐고, 동네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설립 5년 만에 '소비자 관심도 1위'에 올랐다.
◆세컨슈머…2차 거래에 거리낌없는 MZ세대
MZ세대의 화두는 2차 소비자를 뜻하는 '세컨슈머'(Second+Consumer)다. 장기불황 직격타로 부동산, 차 등 고액 자산을 쉽게 갖기 힘들다 보니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는 경향이 크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지닌 자산의 효용이 다하면 미련 없이 처분하고 현금화하거나 더 나은 물건으로 '환승'하고자 한다.
이처럼 소유·소비 욕구에 솔직한 2030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중고거래가 활성화하고 있다. 자신이 원하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고, 후기를 중고 판매자에게 듣고 참고할 수 있는 점이 중고 거래를 크게 선호하는 이유다. 이는 재사용, 환경 보호라는 오늘날 가치와도 맞아떨어져 높은 경제적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신흥 중고거래 플랫폼 강자로 급부상한 당근마켓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의 마켓'의 줄임말로, 거주지나 직장 등 자신이 등록한 지역 근처의 중고거래를 중개해 주는 플랫폼이다. 위치 인증을 거쳐야만 게시물을 등록할 수 있어 직거래를 유도하고 사기거래도 예방한다. 중고거래 외에 가까운 마을 사람끼리 소식이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 커뮤니티도 다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쓰지 않는 모바일 쿠폰이나 상품권의 중고 거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팔라고'도 떠오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4개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
이런 경향은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것 못지 않게 끌어올리고 있다. 심지어 중고거래 플랫폼 간에도 각축전이 치열하다.
1일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대표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당근마켓·번개장터·헬로마켓 등 4개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관심도를 분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뉴스·커뮤니티·블로그·카페·유튜브·트위터·인스타그램·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지식인·기업·정부(공공기관) 등 12개 채널 사이트에서 4개 중고거래 앱 정보량을 조사했다. 관심도 점유율의 경우 2019년과의 비교분석도 실시했다.분석 결과 지난해 4개 플랫폼 관련 정보량은 66만877건으로 전년 48만7천131건 대비 1.36배 급성장했다. 같은 해 백화점 업계 관심도 1위에 오른 현대백화점 정보량이 60만 건임을 고려할 때 눈에 띄는 성장세다.
그 중 당근마켓이 31만8천974건 조회돼 관심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중고나라가 23만4천480건을 기록,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번개장터가 7만9천912건으로 3위, 헬로마켓이 2만7천511건으로 4위였다.
각 플랫폼의 소비자 관심도 점유율을 보면 당근마켓은 지난해 48.27%로 나타나 전년 (5.14%)보다 43.12%포인트(p) 급증했다.
중고나라는 35.48%로 전년(67.07%) 대비 31.59%p 감소했다. 번개장터는 12.09%로 전년(12.15%) 수준을 유지했고, 헬로마켓(4.30%)은 전년(15.63%) 대비11.47%p 낮아졌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가 늘면서 정부와 언론, 소비자들이 내놓는 관련 정보도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 '중고나라 인수' 참여…온·오프라인 시너지 기대
이런 변화에 국내 유통업계 전통 강자들도 중고거래 플랫폼에 대한 투자·협업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미 롯데그룹이 온라인 최대 중고 플랫폼 중고나라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져 유통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바 있다.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롯데그룹은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는 사모펀드(PEF) 유진자산운용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기로 했다. 롯데쇼핑이 투자 주체로 참여하며, 투자금은 200억~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인수 금액은 약 1천억원으로 전해졌다.
롯데쇼핑은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지분을 인수할 권리(콜옵션)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의사에 따라 언제든 중고나라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뜻이다.
롯데는 오프라인에서의 영향력을 온라인으로까지 확장하려는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롯데는 그룹사 차원에서도 최근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중고나라 역시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 거래액의 30% 이상 점유한 것으로 집계된 데다, 가입자만 2천300만명에 달해 '중고거래 공룡'으로 평가된다. 플랫폼이 네이버 카페와 앱에 국한했다 보니 여타 신흥 플랫폼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서도 그 규모를 키우는 데 이번 인수전이 제격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계 입장에선 매년 성장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기존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지속가능한 운영만 보장된다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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