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대통령 AZ 백신 접종, 그러나 집단면역까지 갈 길 멀다

입력 2021-03-24 05:00:00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어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했다. 이날은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AZ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첫날로, 문 대통령은 65세 이상 국내 1호 접종자가 됐다.

문 대통령의 AZ 백신 공개 접종은 의미가 있다. 국가 지도자의 AZ 백신 접종은 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백신 접종 전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조치다. 고령층에 효과가 있는지를 판단할 임상 자료가 부족해 논란 끝에 접종이 보류됐던 AZ 백신은 효능을 뒷받침할 해외 연구가 나와 고령층 접종이 결정됐다. 최근엔 혈전 형성 논란이 생기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대통령의 AZ 백신 접종과는 별개로 백신 접종 진척 상황은 지지부진해 우려가 크다. 지난 20일까지 인구의 1.32%인 67만6천900명에게 접종해 하루 평균 2만4천300명꼴에 그쳤다. 이 속도대로 인구의 70%가 맞아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8년 가까이 걸린다는 예측도 나온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 백신이 부족한 탓에 접종에 속도가 나지 않는 데다 확보한 백신 태반이 논란을 빚은 AZ 백신이어서 접종 동의율이 낮은 것도 한 원인이다.

집단면역 형성이야말로 코로나를 벗어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올 2분기 1천150만 명에게 접종하는 것이 정부 목표이지만 확보한 백신은 805만 명분에 그쳐 추가로 345만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제때 백신을 확보하지 못한 그동안의 실책을 되풀이하지 말고 백신 확보에 총력을 쏟기 바란다. 국민 안전에 필수적인 백신 확보가 늦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다른 백신들도 충분히 확보해 AZ 백신 하나에 목을 매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도 끝내야 한다. 백신 안전성 논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이상반응 등 백신 정보를 국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히 알리는 것도 필수적이다. 백신 불안을 해소하는 데 필요하다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백신 접종 솔선수범도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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