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휴가' 설왕설래…"안전성 증명부터"

입력 2021-03-17 17:43:50 수정 2021-03-17 22:11:36

두통, 고열, 몸살 기운에 일 못해, 백신 휴가 적극 필요
반면 프리랜서, 비정규직은 "일 끊겨 휴가 챙길 여력 없어"
전문가 "직장별·직종별 휴가 제도 세분화 시켜야 접종률 높여"

대구경북 650개 요양병원.재활시설 종사자와 65세미만 입소자 3만2천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지난달 26일 각 구.군 보건소와 자체 접종이 가능한 요양병원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대구 지역 요양시설 1호 접종자인 사회복지사 김혜원 씨가 접종을 받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경북 650개 요양병원.재활시설 종사자와 65세미만 입소자 3만2천명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이 지난달 26일 각 구.군 보건소와 자체 접종이 가능한 요양병원에서 시작됐다. 이날 오전 대구 중구보건소에서 대구 지역 요양시설 1호 접종자인 사회복지사 김혜원 씨가 접종을 받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대구 한 외과병원에 근무하는 A(30) 씨는 지난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몸살기운과 고열 등 후유증에 시달렸다. 동료들도 비슷한 증상에 일찍 퇴근해 조퇴도 할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몽롱해진 정신을 부여잡고 계속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정말 이틀 동안 죽다 살아난 느낌이었다. 백신 휴가가 절실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일부러 야간근무 후 쉬는 날에 맞춰 접종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유증과 관련해 정부‧여당이 '백신휴가 제도화' 검토를 밝히자 시민들의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B(55) 씨는 "주사를 맞고 이틀 동안 아팠지만 휴가를 내기에 애매하고 눈치도 보였다. 백신휴가가 유급휴가라면 고려해보겠지만, 아니라면 연차를 써가면서 일을 빼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특히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닌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은 더 회의적이다. 코로나19로 일감이 끊겼다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몸이 다소 불편하다는 이유로 마냥 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백신휴가'보다 '백신 안정성 증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는 C(27) 씨는 "독감백신과 같다고 해놓고 휴가까지 제도화할 정도라면 백신 후유증이 겁나 더 기피할 것 같다"며 "접종률을 높이려면 휴가보다는 차라리 백신 안전성을 증명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경수 영남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부작용 증상으로 업무가 마비되는 걸 염려해 선뜻 접종에 나서지 못하는 기관들도 많기에 백신 휴가는 접종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직종‧직장별 접종 일정과 휴가 방법을 세분화해 업무 차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계획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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