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전문 인력 최다 배출…외환위기로 시장 급격히 위축
설계와 시공 동시에 하는 매력…지역 업체 실력에 비해 저평가
김완준 JID 대표는 지역이 차지하고 있는 실내 건축 디자인의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적 능력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반해 너무 저평가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대구 실내 디자인 능력에 대한 그의 항변은 다음과 같다.
▶지역의 실내 디자인 능력이 최고라고 했는데.
- 1980년대까지 전국에서 실내 디자인 학과가 제일 많은 곳이 대구였다. 종합대학 안에서 전공자 배출이 가장 많았을 뿐 아니라 가 인력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이었다. 서울에는 서울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홍익대 등 몇 곳에서 인력을 배출해 왔으나 대구는 경북대를 비롯해 영남대, 계명대 등 실내디자인 전문가 양성소가 많았다. 이런 인력 배출 구조를 가진 곳은 전국에 대구가 유일하다시피 했다. 한때 대구의 인력이 전국의 시장을 모두 커버할 정도였다.
▶역량이 줄어든 이유는?
- 대구는 섬유산업 이후 건설업이 번창했는데, 외환위기 이후 건설업이 사장되면서 실내건축 시장도 급속히 위축됐다. 지역에서 양성된 인재들이 자리잡을 곳은 사라진 것이다. 대부분 서울로 활동지를 옮겼고 지역의 인재 배출 시장도 급속히 줄어들었다. 지금은 이 분야에 대한 영속성과 지속성까지 사라져 아예 진출하려는 인력이 전무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실내 디자인 분야를 고집하는 이유는?
- 실내디자인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한다. 도면 설계와 함께 미장 등 시공을 동시에 하는 매력이 있다. 대규모 건설사들은 주로 시행을 하던지 시공을 하던지 둘 중의 하나만 하지만 우리는 일종의 종합건설사 개념이다. 아주 매력적인 직업이다.
▶인식 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실내 건축·디자인 분야 인사를 종합 예술 인력으로 봐야 한다. 대부분의 건설사는 외형에만 관심이 있고 디자인은 등한시한다. 지역의 실내 디자인 인력을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서울에서 큰 공사의 실내 도면을 지역에도 맡겨야 하는데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러지 않는다. 지역은 소규모여서 맡기지 못한다고 하는데 전통 실내 건축 강자 지역인 대구마저 도매금으로 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도급 기준을 변경해 과감하게 지역 업체에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건설업 내 업역 파괴로 새로운 기회가 생긴 것 아닌가?
- 모순이다. 종합건설사가 전문건설사 시장에 들어오는 순간에 전문건설사는 망한다. 자본력을 앞세운 종합건설사들의 일방적 논리에 불과하다.
▶전문건설사들이 합치면 종합건설사와 대항할 수도 있는데.
- 전문건설사 가운데 실내 건축만 따져 보자. 여기엔 철거, 골조, 목공, 도장, 타일, 철물 등 수 많은 업체가 있다. 이들이 한데 뭉칠 경우 몸은 하나인데 머리만 수십 개가 된다. 컨트롤 타워가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런 전문업체 연합과 소통·결제 구조가 단일화된 종합건설사가 어떻게 경쟁할 수 있겠는가. 건설업의 업역 파괴는 이론적으로 좋지만 현실적으론 철저한 강자 논리에 불과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선 실내건축이 주목받고 있다.
- 재택 근무·수업의 정착이 거주 환경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홍익대 유현준 교수도 건축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상당 부분 동의한다. 가장 크게 공감하는 부분은 현재의 거주 공간이 너무 좁다는 것이다, 집에 대한 지금까지의 개념은 먹고, 자고, 쉬는 기능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수업과 업무 기능까지 담당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거주 공간을 키워야 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키워야 하나?
- 현대인들의 주 거주처인 아파트는 대부분 확장성을 고려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테라스의 공간 중요성이 부각된다. 확장형 설계로 사라진 베란다 개념부터 다시 살려야 한다. 아파트 어느 한 곳이라도 사람답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 베란다 등의 공간이 어려우면 가구부터 바꿔보라. 좁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만약 거실에 놓인 쇼파와 안방에 있는 침대가 대부분의 공감을 점유하고 있다면 과감히 바꿔야 한다. 가변형 가구들을 들여 놓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의미 없이 큰 면적을 차지하는 가구들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이 공간 활용도를 넓히는 기초 단계다.
▶또다른 팁은?
- 그린 인테리어이다. 녹색 식물을 인테리어에 활용하는 방법이다. 거실 벽면에 이끼를 키운다든지 거치형 화분을 배치하는 등 녹색 식물을 거주 공간에 심어 놓으면 공기도 좋아지고 시각적으로도 도움된다. 테라스가 없는 아파트일수록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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