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118→97대' 전기 택시 보급 3년째 ↓…왜?

입력 2021-03-21 18:25:05 수정 2021-03-21 22:06:26

대구시 보급 활성화 노력 무용지물…차량 가격·유지비 생각보다 높아
보조금 받아도 경제적 이점 '글쎄'…떨어지는 승차감도 원인으로

한 택시 법인 차고지 안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 택시가 충전을 하고 있다. 윤정훈 인턴기자
한 택시 법인 차고지 안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에서 전기 택시가 충전을 하고 있다. 윤정훈 인턴기자

대구시가 전기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전기 택시 보급에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전기 택시 보급량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1일 대구시에 따르면 신규 전기 택시는 2018년 182대, 2019년 118대, 2020년 97대로 3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법인택시의 경우 2018년 64대에서 2019년과 2020년은 각각 26대, 20대에 그쳐 같은 기간 개인택시(118대→92대→77대)에 비해 보급이 더 미진했다. 올해도 보조금 지원사업이 실시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신청이 뜸하다는 것이 사업 관계자들의 얘기다.

대구시는 지난 2015년부터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 지원 등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주력해왔다. 지난해까지 택시는 일반승용차와 구분 없이 보조금 지원이 이뤄졌으나 올해부터 대기환경 개선 차원에서 택시에만 국비로 보조금 200만원이 추가돼 최대 1천45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또 국토교통부가 훈령을 통해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전기 택시를 부제에서 제외시키면서 전기 택시 영업은 더 자유로워진 상황이다.

전기 택시의 보급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기존 가솔린 또는 LPG 차량에 비해 택시기사들이 느끼는 경제적인 이점이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공공충전소 기준 1Kw당 255.7원이었던 것이 내년 7월부터는 313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그래서 보조금으로 차량을 구입해도 유지 비용이 이를 상쇄하는 탓에 인기가 낮아지고 있다.

전기 택시 기사 박모(68) 씨는 "차량 자체 가격과 유지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데다 충전하느라 몇 시간씩 영업할 수 없는 것까지 다 계산하면 기존 내연차량에 비해 경제적 이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전기 택시의 경우 사고나 고장으로 수리를 해야 할 경우 일반 택시에 비해 수리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배터리가 고장나면 차량 하부의 배터리팩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데 2천만~3천만원이 든다고 한다. 게다가 수리를 할 수 있는 인력이나 서비스센터도 부족해 택시 기사들이 전기택시를 선택하는 데 주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다른 전기 택시 기사는 "손님 중엔 차 안이 좁아서 다리 펴기가 불편하다고 말하는 분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서덕현 대구시택시운송사업조합 전무는 "택시 영업과 전기차가 안 맞는 부분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택시회사들도 점점 전기 택시를 뽑지 않고 있다"며 "시에서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좀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곧 전기차 전용 플랫폼 차량이 출시되기 때문에 충전이나 승차감에 의한 불편은 점점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신형 차량이 나오면 보조금 신청도 많이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전기 택시 보급 현황 표. 대구시 제공.
전기 택시 보급 현황 표.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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