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감옥에서 순국한 분이 계십니다."
지난 2017년부터 대구에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를 꾸려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의 꿈을 꾸며 지난해에는 사유지 1만5천 평을 내놓은 우대현 대표에게 15일 낯선 전화가 걸려 왔다. 광주예술고의 신봉수 역사 담당 교사였다. 그는 마침 이날 일행과 대구 방문길에 제보할 것이 있다며 전화로 사연을 전했다.
내용은 이렇다. 1919년 3·1만세운동 때 전북 순창 출신 23세 청년 송광춘이 대구복심법원에서 징역 10월형 선고로 옥살이를 하다 그해 12월 순국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애족장을 서훈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에서 펴낸 책에 소개된 옛 대구감옥(뒷날 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명단엔 없다는 제보였다.
지난해 6월, 이젠 사라진 옛 대구형무소에서 순국한 독립운동가 발굴에 나서 단행본을 펴낸 대한광복회 백산우재룡선생기념사업회 유족 대표인 우 대표는 신 교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자료 파악에 나섰다. 광주에서 만세를 외치다 먼 타향 대구감옥에서 젊은 나이에 삶을 마친 분에 대한 제보이니 어찌 소홀하겠는가.
우 대표는 논문과 언론 보도 등 자료를 통해 사실을 확인, 올 상반기 발간될 개정판 단행본에 송광춘 지사의 소개를 약속했다. 우 대표는 이미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가 발굴을 통해 지난해(180명)보다 많은 204명을 확인한 터에 이번 제보 덕에 순국자를 1명 더하게 됐으니 더욱 다행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해 광주에 전달된 단행본에서 빠진 부분을 채울 제보에 나선 데다 청춘을 바친 송광춘 지사의 순국 터인 옛 대구형무소 자리(현 삼덕교회)까지 기꺼이 찾아 현장의 기록 실수도 제보한 신 교사의 마음이 돋보인다. 그의 수고로운 제보로 대구는 물론, 광주의 독립운동사가 좀 더 알찰 수 있게 됐으니 감사한 일이다.
그러잖아도 직원 땅 투기 논란에 휩싸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퇴직 직원의 내부 정보 이용 땅 투기 의혹 제보를 지난해 묵살한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제보만 잘 다뤘더라면 두 직원의 극단 선택도 막고 호된 국민 질책과 분노, 수사의 동시 다발 재앙을 막고 환골탈태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값진 제보를 무시했으니 화를 자초한 셈이다. 제보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 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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