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봉합’ 되풀이 속 물리적 합의한들 적전분열로 필패 목소리
야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시한을 사흘 앞둔 16일에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국민의힘 지도부 간 기 싸움이 계속되면서 합의가 난기류에 휩싸였다. 어렵사리 합의한들 이런 식의 적전 분열로는 통합 시너지는커녕 민심의 외면을 자초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통 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안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에 발끈하는 일을 거듭하고 있어 '아름다운 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 사태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심판론이 고조된 것에 도취해 밥상을 뒤집지 않겠다면 '닥치고 단일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야권 단일화 문제는 오·안 후보 간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린 TV토론회 직전까지도 지뢰밭을 걷는 듯 아슬아슬한 상황을 이어갔다.
안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돼서 당선되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승부수를 띄우면서다. 그는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나와 국민의힘 지지층을 떼어놓으려는 '이간계'에 밤새 고민했다"며 이 같이 선언했다.
안 후보는 '이간계'의 주어를 묻는 질문에 "상상에 맡기겠다"고 말을 아꼈으나, "그런 이간계가 결국 야권 전체의 힘을 약화시키는 길"이라고 언급, 국민의힘에 대한 앙금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오 후보는 '선(先) 입당-후(後) 합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오 후보는 "정권교체를 향한 야권 통합의 대장정은 지금, 오늘부터여야 한다"며 안 후보에게 "통 큰 결단을 하라"고 압박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우리 당에 들어와서 후보 경쟁을 하라고 할 때는 '국민의힘으로는 당선이 불가능하다'고 안 한다던 사람이 왜 갑자기 무슨 합당이냐"며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부정적 심기를 드러냈다.
당 일각에선 "전형적인 간 보기"라는 감정 섞인 비난도 흘러나왔다. 17~18일 예정된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두고 국민의힘 보수층을 낚아채려는 노림수라는 것이다.
이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김 위원장을 향해 '상왕론'을 제기한 데 대해 '여자 상황제'를 언급하며 반격하는 일도 터져 나왔다. 그는 페이스북에 "본인을 조종하는 '여자 상황제'가 있단 말은 들었나"라며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말만 듣는다고 꼬집었다.
양측이 후보 단일화 논의를 하면서 '갈등→봉합', '갈등→봉합' 과정을 되풀이하는 가운데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도 양측이 '적합성 vs 경쟁력'으로 맞서고 있어 적잖은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에게 믿음을 주는 단일화로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봐야 하는 데 극적인 반전이 없이는 그 반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내 경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후보들이 경선 과정에서 쌓인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하는 사례가 수두룩하다"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전향적인 자세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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