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지구 등에 농작물 재배 않는 비닐하우스, 방치된 묘목, 텅빈 다세대주택 등
원주민들 LH의 보상에 대한 불신과 불만
"잠시 잠잠하다가 다시 투기 과열될 것"이라는 비관적 시선도
13일 오전 9시쯤 대구 수성구 이천동. 외벽과 입구 등이 뜯긴 비닐하우스들이 보였지만 관리하는 사람을 찾을 수 없었다. 주변 논과 밭은 농작물 없이 빈터로 있었다. 그 주변에는 어른 허리 높이의 묘목이 곳곳에 심겨져 있었다.
주민 A(63) 씨는 "이 일대 땅값은 5년 전만 해도 1평(3.3㎡)에 40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1천만원 이상"이라며 "몇 년 전에 거래한 뒤 관리를 하지 않고 놔두는 비닐하우스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구도시공사가 시행한 개발사업에 대해 불법 투기 여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역 공공개발 사업지 곳곳에서 투기 의혹 흔적이 확인됐다.
이날 오전 10씨쯤 찾은 대구 수성구 연호네거리에는 주변 농지와 어울리지 않은 다세대주택(빌라) 한 채가 있었다. 주차장에는 차량 1대가 있었고 드나드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에 다시 찾았지만, 오전에 봤던 차량만 그대로였고 인기척이 없었다.
주민 B(78) 씨는 "이 빌라는 모두 7가구 규모지만 사람이 나오고 들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2018년 5월 연호지구가 고시되기 전에 갑작스럽게 지어졌다"며 "앞서 개발 정보를 접한 누군가가 보상을 노리고 지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연호동에는 차량 1대만이 지날 수 있는 도로 옆이나 농지 근처 등 곳곳에 발라가 세워져 있었다. 사업 확정 전에 투기 수요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고시 이전에 전입신고를 하면 토지보상금과 일정 규모 이상의 택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의 신축 빌라 대부분 2016~2018년 지어졌다.
마을회관 길목에서 만난 주민 C(61) 씨는 "몇 년 전에 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할 때 '집을 팔아라'는 외지인과 부동산 업자들의 전화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은 "조상대대로 살아온 원주민과 최근 전입한 외지인이 동일하게 보상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투기꾼과 LH 직원간의 관계를 수사해야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투기 과열 우려와 LH에 대한 불신도 터져나왔다. 대구대공원 통합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대구대공원, 연호지구와 인접한 곳에 아직 남아 있는 땅들이 있다"며 "토지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할 만한 것"이라고 했다.
식품산업클러스터 예정지인 대구 동구 용계동에서 우엉 농사를 짓는 한 주민은 "30년 동안 농사를 지었는데 국가가 나가라면 떠나야 할 처지"라며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줄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이곳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1년 전까지는 외지인이 땅을 사러 종종 왔다"며 "최근에는 투기 의혹 이슈로 잠잠하지만 결국 이곳도 외지인들의 투기 지역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 연경지구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연경동에서 지분 분할 방식의 임야 거래가 많은데 대부분 농사가 아니라 투기를 위한 것이라 봐도 된다"며 "구청 조사 때 땅 이용 모습을 보여주면, 몇 년간은 조사도 안 나온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