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의 2023 대입 준비, 어떻게…내신 관리와 지방대 의약간호계열 지역인재 공략

입력 2021-03-15 06:30:00

학생부교과·종합전형, 논술전형에서도 내신은 중요 요소
서울대는 2023 대입부터 정시에 교과 평가 반영하기로
상위권대 중심으로 학생부 교과 전형 신설, 확대 추세
지방대의 의·약·간호계열 지역인재 선발 권고에서 의무화
대입 제도 변화 흐름 주시하면서 진학 전략 수립할 필요

고2라면 느긋하게 대입을 준비할 때가 아니다. 지금부터 학습·진학 전략을 세워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 특히 내신 관리를 쉽게 포기해선 안된다. 여러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요소여서다. 지난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대구 한 고교의 고3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DB
고2라면 느긋하게 대입을 준비할 때가 아니다. 지금부터 학습·진학 전략을 세워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 특히 내신 관리를 쉽게 포기해선 안된다. 여러 전형에서 중요한 평가요소여서다. 지난해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는 대구 한 고교의 고3 학생들 모습. 매일신문 DB

시간의 길이(또는 양)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물론 물리적 시간은 같다. 시계바늘이 가리키는 시간, 주어진 시간이 다르지 않다. 다만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1~2년이 누군가에겐 이룬 것 없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시간일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겐 다양한 걸 챙길 정도로 넉넉한 시간일 수 있다.

고2는 내년(2023학년도)에 대학입시를 치른다. 준비할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허투루 보낼 정도로 여유가 있는 게 아니다. 차근차근 대비해나가지 않으면 뒷감당을 하기 벅찬 상황에 몰린다. 내신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쓰고 진학 계획도 짜보자. 지역인재를 위한 전형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은 전략일 수 있다.

◆대입 성패를 좌우하는 내신 관리

고교생이라면 내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안다. 하지만 2학년이 되면서 성적을 관리하기 어려워 이 부분을 포기하고 정시에 매진하는 학생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내신을 포기하는 건 대학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좁히는 짓이다. 특히 고2가 수능시험을 치르는 2023 대입에선 내신의 중요성이 더 강조돼 이 부분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내신은 모든 수시 전형에서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학생부교과전형이 대표적이다. 이 전형은 내신, 즉 교과 성적을 정량평가해 학생을 선발한다. 서류나 면접을 함께 활용하기도 하나 대다수 대학이 교과 성적 100%로 신입생을 뽑는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내신은 중요하다. 이 전형은 학생부에 기록된 교과 이수 과목, 이수자 수,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지원자의 학업 성취도와 발전 가능성 등을 정성평가한다. 내신이 좋지 않다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논술전형에선 논술고사가 평가의 중심. 하지만 논술을 100% 반영하는 곳은 건국대, 연세대, 한국항공대뿐이다. 나머지 대학은 10~40%까지 교과 성적을 반영해 평가한다. 논술문항이 고교 교과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된다는 걸 고려하면 내신 대비가 곧 논술 대비라고 해도 무리가 없다.

서울대가 2023 대입부터 정시에서 교과 평가를 반영한다고 밝혀 파장을 불렀다. 교과 평가는 학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에 기재된 내용을 토대로 지원자의 전공 관련 교과 이수, 학업 수행 충실도 등을 정성평가하는 것이다. 이는 꾸준히 학업에 충실했던 학생을 뽑겠다는 뜻이다.

서울 상위 14개 대학의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 비교 자료.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제공
서울 상위 14개 대학의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 비교 자료.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제공

또 2022 대입부터 상위권 대학 상당수가 학생부 교과 위주 전형을 신설하거나 확대한다. 이런 기조는 2023 대입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2는 내신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써 진학 전략을 짤 때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의 항목, 분량이 축소된 만큼 대학은 한정된 내용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며 "결국 학업 성취도와 교과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걸 고려해 교과 성적을 잘 챙겨야 한다"고 했다.

◆지방대 의·약·간호계열 지역인재 선발

지난 2월 말 교육부가 지방대의 의·약·간호계열 및 전문대학원의 지역인재 선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방대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의 우수한 인재가 수도권에 집중되는 걸 막기 위한 시도다.

2023 대입부터 적용되는 '지방대학 및 지영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 일부 개정 내용(제15조 대학의 입학기회 확대 2항)을 살펴보면 지역 인재 선발을 '권고'하는 것을 바꿔 '의무화'하는 조치를 담고 있다. 다만 구체적 선발 비율까지 결정해 발표한 것은 아니다. 이는 기존의 권고 사항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대육성법 시행령에서 해당 지역의 범위 및 학생 모집 비율을 들여다 보면 대구경북권은 호남권, 충청권, 부산·울산·경남권과 마찬가지로 학생 모집 비율이 30%다. 강원과 제주권은 각 15%. 개정안은 공포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2023학년도부터 적용된다. 현재 고2인 지방 학생들에겐 더 넓은 기회가 주어지는 셈.

다만 내년 중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치르는 2028 대입부터는 지역인재의 자격 요건이 지금보다 강화된다. 기존엔 '해당 지역의 고교를 졸업한 사람(졸업예정자 포함)'이 지역인재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었으나 이번에 그 자격이 되기 위한 조건이 더 붙었다.

예비 고1들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소재한 중학교를 졸업할 것▷해당 지방대학이 소재한 지역의 고교를 졸업할 것(졸업예정자 포함) ▷앞의 두 조항에 따른 학교의 재학기간 내에 해당 학교가 소재한 지역에 거주할 것 등 세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지역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 조치는 작년부터 시행된 지역인재 채용 목표제와 궤를 같이 하는 정책. 그동안 대입에 어려움을 느끼던 지방의 수험생들과 재정적으로 힘들어 하던 지방대학에 새로운 활로를 줄 수 있는 방안이란 평가가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취지는 좋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설정된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으로 인해 그 실효성 측면에선 의문이 들 수 있다"며 "추후 적정 수준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조정하고 지방대학 지원 대책 등을 구체적으로 연구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은 이런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대입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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