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대망론' 현실화 되나?…이재명 제치고 여론조사 1위

입력 2021-03-08 11:12:07 수정 2021-03-08 16:51:56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김영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위해 대구고검과 지검을 방문했다. 김영진 기자

검찰총장 사퇴를 계기로 '윤석렬 대망론' 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 중이다.

8일 '총장직 사퇴 후 지지도가 수직으로 상승했다.'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선을 꼭 1년 남겨둔 상황에서 나온 여론조사라 '윤석열 대망론'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정치권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이낙연 대표가 14.9%였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뛰어넘는 수치로 6주 전(1월 22일) 같은 기관에서 벌인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무려 17.8%p 치솟았다.

윤 총장은 지난해 말 일부 여론조사에서 3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지만, 최근엔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보름전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는지지율이 7%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이 여권의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을 작심 비판한 게 도화선이 됐다.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파동으로 드러났던 검찰 내부의 불만이 검수완박 추진에서 폭발하면서 야권 성향의 지지를 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놓치지 않고 윤 총장이 관련이슈를 만들고 먼저 선점한 것도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무엇보다 스스로 여권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연스레 정치권 한복판에 들어선 모양새다. 검사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부여받은 윤 총장으로선 퇴임 직후 현실정치 참여라는 명분을 세우는 게 쉽지 않았지만 검수완박이란 명분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여기다 충청대망론까지 가세해 힘을 얻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의 고향이 공주인 연유로 충청대망론에 이름을 올렸다.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하다 보니 충청대망론의 대표 주자가 됐다. 유력한 대권 주자이지만, 뒷배가 되어줄 정치세력 없던 '개인 윤석열'로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1년간의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는 데 힘이 되어줄 정치세력을 얻었다는 것이 정치권의 다수 견해다.

TK지역에서 우호적인 것도 또 다른 기대 요소다. 지난 3일 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고향에 온 것 같다."라며 TK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4월 재보선이 끝난 후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모두 눈엣가시였던 만큼 윤 전 총장이 제3지대 세력을 규합하다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 후보로 떠오른다는 시나리오다. 안철수 후보가 시도한 방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가 제1야당 입성이냐, 제3지대의 새로운 세력화냐는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달렸다. 제3지대에서 세를 모으고서 국민의힘을 무너뜨리고 범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갈등이 일어나 이재명 지사가 탈당하면 3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질 것이고, 그러면 쉽게 이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을 것이다"고 했다.

또 "검찰총장 사퇴 시기도 절묘하다. 4·7 재보선에서 여당에 타격을 가하는 동시에 안철수를 서울시장에 당선시켜 대선주자 경쟁에서 밀어내는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려는 전략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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