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향후 정치행보는…독자 노선이냐, 야권 합류냐

입력 2021-03-05 18:36:11 수정 2021-03-05 21:22:10

'경우의 수' 계산 분주…무소속 대선 출마 민심 흡수 전망
경험 부족에 제3지대 연대 가능성…국민의힘 영입 상당한 공 들일 듯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면직안을 재가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 전 총장 자택 앞에 지지자가 보낸 벚꽃 조화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면직안을 재가한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윤 전 총장 자택 앞에 지지자가 보낸 벚꽃 조화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 선두권을 달리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을 1년 앞두고 전격 사퇴하면서 정치권에서는 그의 향후 행보를 두고 경우의 수 계산이 한창이다.

윤 전 총장이 지난해 반(反)문재인 진영의 상징으로 떠오른 만큼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일 것은 자명한데, 현재로써는 그 방식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 입당일지 제3지대 '깃발 꽂기'일지 미지수인 탓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을 향해 "권력욕에 취해 검찰총장의 직위를 이용한 최악의 총장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편견, 무책임, 자기도취에 빠진 윤석열식 야망의 정치가 보여줄 결말은 뻔하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노웅래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윤 전 총장 사퇴와 관련해 "지금 하는 일련의 행보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나 황교안 전 총리의 행보처럼 보인다"며 "법조계 출신 정치인들이 정치에 나올 때의 미숙함 때문에 제2의 황교안, 제2의 이회창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렇듯 민주당 지도부가 일제히 윤 전 총장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가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반대편에 서서 대립각을 세울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야권에서도 같은 기대감이 나온다.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총장은) 이 정부와 정면충돌해서 나온 사람 아니냐. 그러니 야(野)편에 속할 수밖에 없다"고 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야권 지지자의 기대가 모인 만큼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이러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2012년 대선 때 안 대표 행보를 참고, 독자 세력을 구축해 민심을 흡수하려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윤 전 총장 측근이 지난해 말 안 대표 측 인사를 만나 제3지대에서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조언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윤 총장이 정치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독자 세력을 만들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분석과 함께 안 대표나 금태섭 전 의원처럼 거대 양당에 속하지 않은 정치인과 합종연횡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경우 부족한 조직과 세력을 일정 수준 보완하면서 기존 야당과 다른 '참신함'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영입전에 뛰어들면 야권 최대 당세에서 나오는 교섭력 우위를 보이며 윤 전 총장을 낚아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당 입장에서도 윤 전 총장이 합류하면 유력 대선주자와 당 구심점을 한 번에 얻을 수 있는 만큼 상당한 공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윤 전 총장이 지금은 주목을 받지만 종국에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말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자체 발광'을 한 정치인이 아니라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국면에서 '반사효과'를 누린 인물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게다가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정계에 뛰어들었을 때 여권과 언론의 검증공세에 시달리다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대권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하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밝혔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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