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아람학교는 국내 첫 문화예술중점 특수학교
학부모들도 꿈과 끼 키울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중
대구 특수교육은 생애 단계별 맞춤형 교육에 초점
'학생 맞춤형 교육'이란 말을 많이 쓴다. 글자 그대로다. 사회 변화를 고려하면서 학생의 흥미, 적성, 진로에 맞는 방식으로 가르치는 것 정도로 풀이할 수 있겠다. 대학입시를 앞둔 고교에서 특히 이런 말이 자주 들린다. 학생부 기록을 풍성하게 해 입시를 준비하는 데 힘이 될 뿐 아니라 진로를 설정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장애를 가진 학생을 위해선 이런 교육에 대한 관심과 실천 의지가 더 필요하다. 대구는 특수교육의 메카를 자처하는 곳. 그런 지역답게 이번 새 학기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중점 특수학교가 문을 여는 등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 학교와 학부모들의 얘기, 대구시교육청의 특수교육 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국내 첫 문화예술중점 특수학교

대구예아람학교가 2일 문을 열었다. 이곳은 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곳이란 점이 특징이다. 학교 이름은 '예(藝)'와 '아람(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열매)'을 이어붙인 말이다.
이 학교가 둥지를 튼 곳은 달성군 옥포읍의 옛 경서중 부지. 학교 옆엔 이번에 이전한 달성교육지원청이 자리를 잡고 있다. 새로 지은 곳답게 시설이 깔끔하다. 수영장, 클래식 전용 공연장, 미술 전시실, 북카페 등 주민복합시설까지 여러 개 갖췄다. 이 덕분에 지역사회의 문화 중심지가 되리란 기대도 받는다.
유·초·중·고 교육과정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유치원은 문화예술적 감각 계발, 초등학교는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 중학교는 문화예술 활동으로 소질과 적성 찾기, 고교는 문화예술을 통한 진로교육 및 진로 선택 등 학생 발달 단계별 특성에 맞춰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다.
2일 열린 입학식에서도 이곳에 대한 기대가 묻어났다. 대구 장애 학생들로 구성된 '맑은소리하모니카앙상블'의 축하 공연 뒤 하미애 초대 교장이 환영사를 했다. 그는 "학생들의 가슴엔 저마다 예술의 씨앗이 있다. 새싹을 틔우고 가꿔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데 우리 학교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영상을 통해 학생들과 학교를 응원했다. 김 여사는 "이 학교는 편견과 장벽이 없이 당당하게 꿈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예술의 요람이 돼 줄 것"이라며 "학생들은 자신만의 속도로 천천히, 자신만의 빛깔대로 자유롭게, 자신만의 꽃들을 피워내길 바란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아이가 행복한 곳'이 되길 바라는 엄마들
신입생과 전입생 등 106명의 학생이 새 학교에서 새 학기를 맞았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우기 위해 더 많은 관심, 더 큰 노력을 들여온 부모들로선 감회가 새로울 일이다. 이들은 새 학교가 문화예술 교육에 많은 정성을 들인다는 점이 더 반갑다고들 했다.
설미숙(44) 씨는 중1 아들을 이곳에 보내려고 이사를 마다하지 않은 경우다. 달서구에 살다 작년 12월 이 학교 근처로 집을 옮겼다. 학교 교육과정이 마음에 들었으나 통학하기 힘들어 다른 곳을 찾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아들이 이곳에 다니길 원했고, 결국 집을 급히 구했다.
설 씨는 "아이가 그림을 그리기 좋아해 이곳에서 적성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예술로 미래를 대비한다는 얘기도 마음이 들었다. 그 이상이 실현돼 아이들과 학교 모두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지역사회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달성군에 사는 유경미(43) 씨의 딸(중1)은 경남 창녕에 있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유 씨는 그동안 직접 차를 몰고 아이를 등교시켰다. 불편해도 달성군을 떠나지 않은 건 대구예아람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 평소 예술 교육에 초점을 맞춘 학교가 생기길 간절히 원했던 만큼 이 학교에 더 애착이 간다.
유 씨는 "아이의 끼를 살려주고 행복감을 맛볼 수 있게 해주려고 이곳을 택했다"며 "아이 각자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 잘 못하더라도 스스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주면 언젠가 작은 것이라도 이룰 수 있는 아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대구 특수교육 목표는 '생애 단계별 맞춤형 교육'

일부에선 '이 학교 개교 소식이 김 여사 얘기에 묻혔다'고 안타까워들 한다. 하지만 그런 건 짧은 생각이다. 김 여사의 축사 위주로 보도들이 집중된 건 사실. 그래도 평소 서울 중심으로 뉴스가 소비되고 마는 점을 생각할 때 김 여사 덕분에 지역의 새 특수학교가 전국적으로 더 잘 알려지게 된 거라 생각하면 될 일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대구예아람학교만이 아니다. 이 학교를 세운 것 외에도 대구시교육청이 추진하는 특수교육 정책은 다양하다. '생애 단계별 맞춤형 교육'이 특수교육의 초점. 최근 '2021 대구 특수교육의 방향과 주요 업무 추진계획'도 학교 현장에 안내했다.
특성화 특수학교 설립은 올해의 중점 사업 중 하나. 문화예술중점인 대구예아람학교 외에 직업중점특성화 고교(가칭 대구이룸고)와 완전통합유치원(가칭 대구인지유치원)을 설립하는 데도 힘을 모아 내년 개교할 예정이다. 통합교육 지원 교사도 20명에서 30명으로 늘려 일반학교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통합교육에 더 신경을 쏟는다.
12월 문을 열 예정인 대구특수교육원도 눈길을 끈다. 현 대구특수교육지원센터를 증축하고 인원을 더 배치해 '현장 중심' 특수교육을 이끌 구심점으로 삼는다. 또 대학연계 특수교육발전위원회를 통해 관련 연구 분야를 학교 현장과 연계하고 현장 맞춤형 연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예아람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음껏 놀고, 공부하고, 예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이라며 "대구 특수교육이 장애 학생의 자립과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길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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