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발휘 못하고 초선들도 공천권자 바라기만…
지역 출신 고향까마귀 당적과 정치적 입장 따라 표결 결과 달라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가덕도 특별법) 표결에서 대구경북 현역 국회의원들은 단결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기존 영남지역 5개(대구·경북·울산·부산·경남) 광역단체장 합의(김해신공항 확장)를 손바닥 뒤집듯 무시하고 당면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눈이 멀어 국책사업의 기본 틀까지 송두리째 무너뜨리려는 여당의 파렴치한 행태에 대한 시도민의 들끓는 분노를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행보다.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 등 국민의힘 소속 17명의 지역구 의원들은 반대 표결로 선명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도 7명이나 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 의원들의 의중도 무시할 수 없어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마지막까지 '가덕도 특별법엔 관심 없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지원 특별법 지원에 힘을 모으자'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안동예천)은 지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기권했다. 김 의원은 "여당의 영남 갈라치기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기권했고, 표결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고 했다.
지역 정치권에선 동남권 신공항 건설 화두를 두고 중진들이 완성도 높은 대응책을 제시하며 후배 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했고, 일부 의원들의 경우 지역구 현안과 밀접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강 건너 불구경하듯 공항문제에 대처하면서 지역 의원들이 '모래알'이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역의 한 중진의원은 "어처구니없는 표결결과에 지역의 자존심이 땅에 떨어졌다"며 "논의과정에서야 어떻게 했든 전 국민의 눈길이 쏠리는 표결에선 어떤 식으로든 한목소리를 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지역 정치권이 보수정당 대표의 공천권에 휘둘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지역 의원들이 지역 이슈를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역구가 아닌 광역 단위 현안의 경우 수고스럽기만 할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차기 공천국면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자조가 나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역에 유력한 '맹주'가 있고 공천이 중앙당 입김이 아니라 지역 여론에 의해 좌우될 때 광역단위 이슈가 힘을 받을 수 있다"며 "대구경북은 반복된 공천농단으로 지역 의원들이 지역구 현안과 중앙당 당권에만 골몰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향까마귀' 의원들은 당적과 정치적 입장에 따라 선택을 달리했다.
경북대 교수 출신인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반대 표결했고, 동산병원 간호부원장을 역임한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비례)과 경일대 교수를 지낸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기권을 선택했다. 대구상공회의소 부회장 출신인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포항여고를 졸업했지만 지역구가 부산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찬성 표결했고, 고향까마귀이자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도 찬성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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