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테폴' 종합병원 없는 이유?…일반인에 의료부지 분양한 LH

입력 2021-02-22 18:45:43 수정 2021-02-23 01:47:20

종합병원 없어 응급실 대구까지 가야…350병상 규모 의료용지는 7년째 공터
현 소유주 2명 모두 비의료인…제약 사항 많아 병원 설립 애로
종합병원·응급실 부재 큰 문제…LH "청약 시점 판단 사항 아냐"

대구 테크노폴리스 유가읍행정복지센터 인근 의료시설용지 일대에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지역 주민들은 LH가 이곳 부지를 비의료인에게 분양하면서 종합병원 설립을 늦잡쳤다고 보고 있다. 독자 제공
대구 테크노폴리스 유가읍행정복지센터 인근 의료시설용지 일대에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지역 주민들은 LH가 이곳 부지를 비의료인에게 분양하면서 종합병원 설립을 늦잡쳤다고 보고 있다. 독자 제공

종합병원이 없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주민들이 테크노폴리스 지구를 분양한 LH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LH의 부주의로 지구 내 종합병원 부지를 비의료인이 분양 받아 사업을 늦잡치고 있단 의혹이 일어서다.

22일 오후 대구 테크노폴리스 유가읍행정복지센터 인근 의료시설용지 일대에는 LH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곳 의료시설용지는 병상수 350개 이상의 종합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1만5천853㎡ 규모로 조성됐다. LH와 등기증명서에 따르면 이 땅은 2014년 5월 93억여원에 개인 12명에게 분양됐고, 2016년 7월 분양권 전매를 통해 같은 금액에 다른 개인 2명 소유로 넘어갔다.

문제는 최초 분양자와 현 소유주 모두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아니라는 점이다. 이 경우 병원 설립은 많은 제약이 따라 사실상 어렵다는 게 주민들의 우려다.

대구 달서구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앞에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 분양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독자 제공
대구 달서구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앞에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 분양 관련 문제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독자 제공

대구국가산단 입주사 한 관계자는 "유가읍은 주민 평균연령이 30대 중반으로 나올 정도로 대구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고 신혼부부와 자녀들도 많이 사는데 종합병원 및 응급실 부재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이어 "일반인이 부지를 분양받은 건 시세차익을 노리는 차원일텐데 병원 설립이 어려워질 게 뻔하지 않나. 3.3㎡당 195만원의 헐값에 LH가 분양을 서두른 이유를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지구 조성 실무를 맡았던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란 입장이다. 대경경자청 측은 2013년에 작성한 '테크노폴리스 지구 관리처분계획서' 상에 의료시설을 '관련법령에 의거 해당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자에게 분양해야 한다'고 명시했다고 밝혔다. LH가 이를 준수하지 않고 일반인에게 분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는 것이다.

테크노폴리스 지구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서 일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제공
테크노폴리스 지구지정 및 실시계획 승인서 일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제공

반면 LH 측은 이곳에는 의료시설 건물만 들어설 수 있기에, 건축 시점에서 용도상 적법성을 판단할 사항일 뿐, 병원 설립 자격 유무는 청약 시점에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현재 분양계약 후 토지소유권 등기가 완료된 상태로 종합병원 설립을 촉진할 별도의 지원책 제공도 불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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