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산불 조기 진화…초대형 진화 헬기·임하댐 풍부한 물 효과

입력 2021-02-22 18:03:40 수정 2021-02-22 20:02:13

물 8천L 담을 수 있는 헬기 투입…장애물 없는 임하댐 급수에 도움
7개 지역 소방인력 방호선 구축…산림청 특수진화대원 확산 지연

22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일대에서 소방헬기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경북 안동시 임동면 일대에서 소방헬기들이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안동과 예천에서 발생한 산불은 발생 21시간 만에 진화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4월 안동에서 발생한 산불과 비교해 피해가 작았다.

20년래 가장 큰 피해를 남겼던 지난해 안동 풍천면·남후면 산불 당시 사흘간 산림 1천944㏊가 소실됐지만, 이번에는 강풍 등 기상 악조건 속에서 250㏊ 정도 태운 뒤 주불이 잡혔다.

이처럼 지난해보다 빠른 진화가 가능한 데는 초대형 진화 헬기의 조기 투입 등 산림당국의 발빠른 대처와 함께 임하댐의 풍부한 물 공급 등 지리적 요인이 한몫했다는 평가다.

산림당국은 21일 오후 3시 20분쯤 안동시 임동면 망천리 일원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초기에 산불진화헬기 3대를 투입하고 1시간 만에 추가로 4대를 투입했다.

이후 이날 총 13대의 헬기를 동원해 일몰 전 최대한 진화 작업을 벌인 덕분에 단기간의 산불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야간에도 산림청 산불 특수진화대원들이 방호선을 구축해 확산을 최대한 지연했다.

특히 이번에는 드럼통 40개 규모의 8천리터 물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는 초대형 헬기(S-64E) 2대가 투입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지난해 사흘간 산불진화 헬기 32대가 투입됐지만 산불 확산을 제대로 막지 못한 상황과 대비된다.

소방당국이 화재 발생 후 곧바로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인근 7개 시·도 지역의 소방인력을 지원받아 민가 피해가 없도록 방호선을 구축한 것도 주효했다. 덕분에 태양광 등 일부 시설에서만 피해를 발생했다.

경북도와 안동시 전 직원이 동원돼 밤샘 진화작업을 벌인 것도 도움이 됐다. 평소 사무직으로 근무하던 행정 공무원 1천여 명이 분무기를 짊어지고 불을 끄는 데 참여했다.

임하댐 인근의 지리적 요건도 진화 헬기가 빠르게 급수를 하는 데 도움을 줬다. 장애물이 없는 수원과 발화지가 가까워 23대의 헬기가 대기없이 수시로 물을 보충해 진화에 나설 수 있었다.

지난해 안동산불의 경우 발화지 인근에 낙동강이 흐르긴 했지만, 주변에 장애물이 많고 폭이 좁으며 바람이 강해 조종사들이 물 공급을 위한 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혜철 남부지방산림청 보호팀장은 "현장에서 많은 연기로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헬기가 집중 투입됐고 급수가 수월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지난해 안동산불 이후 남부지방산림청이 자체적으로 대응 매뉴얼을 강화한 것도 효과를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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