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철강 첨탑으로 현대적 복원" 주장하기도
CNPA '전통적 복구' 결정 …곧은 참나무 1천그루 이상 필요
프랑스가 2019년 큰 화재로 훼손된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 복구를 위해 나라 곳곳에서 수백 년 수령의 참나무를 구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정부가 참나무 '수배전'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850년 전통의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 복구 방식을 두고 '원형 그대로'와 '현대적 재해석'을 선택하느냐 논란이 일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당초 목재 대신 철강빔을 쓰고 표면도 납 대신 티타늄으로 만들자는 '현대적 재해석' 방안을 선호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프랑스 국가건축문화재위원회(CNPA) 측이 원형 복원을 선호하면서 지난해 7월 1859년 당시 보수를 담당했던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건립한 96m 형태 그대로 복원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첨탑을 원형 그대로 복구하려면 150~200년 수령의 참나무 1천 그루 이상이 필요해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노트르담 성당 지붕의 유명한 나무 구조물인 '숲(The Forest)'이 참나무를 맞물리는 전통 방식을 사용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수령도 수령이지만 첨탑용 참나무는 최소 50~90cm 지름에 8~14미터의 곧게 뻗은 나무여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도 있다. 게다가 여름철 나무의 수액 정도가 올라가기 전인 3월 이전에 잘라내야 하며, 18개월 동안 건조 작업을 거쳐야 한다.
프랑스의 민간 산림 소유주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복구 사업에 나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 약 250Ha의 산림을 소유한 장폴 메벨 씨는 "우리 나무들이 노트르담을 위해 쓰인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우리 숲이 얼마나 잘 유지되어왔으며 국가의 자산임을 보여주는 일이라고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턱없이 부족한 참나무에 정부도 나서서 '참나무 수배'를 호소하고 있다. 적합한 참나무를 찾고 있는 역할을 맡은 임업 전문가 필립 구르맹 씨는 "역사적인 목조 건물을 다시 만들기 위해 프랑스의 역사를 조금 끌어다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유산림청(ONF)은 "고대 왕들이 프랑스 함대의 웅장함을 유지하는 배를 만들기 위해 농장을 두었던 것과 같이, 아주 오래된 임업 유산이 필요하다"며 "오래된 나무들을 남겨두는 동시에 미래를 위해 새로운 나무들을 심어 미래 세대의 자산도 남겨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수도 파리의 시테 섬 동쪽에 있는 성당으로, 가톨릭 파리대교구의 주교좌 성당이다.
14세기에 완공된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으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과 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노틀담의 꼽추)의 무대가 된 것 등으로 유명하다.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작업은 2022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보수 공사를 진행 중 첨탑 주변 비계가 무너지면서 그동안 목조 구조물 안정화와 제거 작업에 집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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