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극제, 지역 연극계에 훈기 더할까

입력 2021-02-15 11:08:45 수정 2021-02-20 12:34:49

3월 30일부터… 대한민국연극제 지역 예선전도 겸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연극계에 전환점 역할 기대
6개 참가 극단 대다수, 자체 제작 작품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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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옥시모론의 시계'의 한 장면. 극단 연인무대 제공

대구연극제 개막이 다음 달 30일로 예고되면서 코로나19로 얼어있던 연극계에 훈기를 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참가 극단들이 창작 작품을 대거 선보여 지역극단 활성화에도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 달 30일부터 4월 4일까지 이어지는 대구연극제에는 지역의 6개 극단이 참가한다. 30일 오후 4시 극단 나무테랑의 '그들만의 기억법'을 시작으로 31일 극단 창작플레이의 '만간', 4월 1일 극단 미르의 'RESET(벗어날 수 없는 진실)', 2일 극단 연인무대의 '옥시모론의 시계', 3일 극단 에테르의꿈의 '12만KM', 4일 극단 처용의 '탈날라하우스'까지 매일 무대에 오른다.

대구연극제는 대한민국 연극의 월드컵 격인 '대한민국연극제'의 대구지역 예선을 겸한다. 그러나 연극계는 이번 대구연극제를 주목하는 이유로 '창작 작품 경연장'을 꼽는다. 각 극단이 극본부터 연출까지 모든 단계를 자체 소화한다는 것이다. 실험적 무대와 신선한 시도들이 예측되는 대목이다.

때문에 대구연극제 참가 극단들은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 대구연극제에 처음 오르는 이융희 나무테랑 대표는 "아무래도 창작을 하게 되면 메시지 전달이 명확하고 극단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관객에게 검증받지 않은 것이다 보니 무대를 마칠 때까지 불안감은 떨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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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들만의 기억법'의 한 장면. 극단 나무테랑 제공

극단 창작플레이는 햅쌀처럼 갓 도정한 작품을 들고 나온다. 어디에서도 발표하지 않은 창작초연작 '만간'이라는 작품이다. 물이 들어오면 섬이 되고 물이 빠지면 육지가 되는 만간 현상을 통해 인간의 소통과 오해를 다룬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하나 연출자는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는 것은 창작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신념, 관심사 등이 내포돼 있어 신선함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초연이다 보니 배우, 연출, 스태프 모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수정, 보완, 연습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극단 연인무대도 독특한 시도에 나선다. 우리지역 소설가인 이근자 작가의 '옥시모론의 시계'를 각색했다. 20분짜리 '움직이는 소설'로 2019년 무대에 처음 올렸던 작품을 60분짜리 소극장용으로 완성한 데 이어 이번에는 80분 공연으로 확장했다.

각색과 연출을 맡은 김종련 대표는 "소설이 의식의 흐름이다 보니 약간의 각색을 거쳤지만 기본적으로 훌륭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극작가군이 폭넓지 않아 우리지역의 역량있는 작가들의 보석같은 작품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지역 연극계의 활발한 창작 움직임은 코로나19 시국이 불붙인 창작욕구 발산으로 풀이된다. 창작물일수록 저작권 시비에서 자유롭고, 창작물을 선호하는 연극계의 분위기에도 상응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안희철 대구연극협회 수석부회장은 "저작권 다툼에서 자유롭고 무엇보다 국내 작품만 대한민국연극제에 참가할 수 있다는 연극제 운영 규정과도 맞다"고 했다.

한편 올해로 38회째를 맞는 대구연극제는 30일부터 4월 4일까지 '1일 1극단 2공연' 방식으로 진행된다. 어울아트센터 함지홀과 웃는얼굴아트센터 와룡홀에서 하루씩 번갈아 열린다. 공연시각은 오후 4시, 오후 7시로 하루 두 차례 열린다. 단, 마지막 공연은 4일 오후 6시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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