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대구경북 산업, 대면 여부 등 따라 ‘K자형 양극화’

입력 2021-02-04 18:33:11

보건위기 취약한 대면 업종일 수록 타격…부동산, 금융 등 비대면 비중 큰 산업은 거뜬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지역 성장 잠재력 저하 우려…전통 업종 생산성 올리고 지원 늘려야”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대구경북 산업 전반에 'K자형 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이후 보건위기에 취약한 대면서비스업과 자영업 등이 큰 타격을 입은 반면 비대면 비중이 큰 부동산업, 금융보험업은 생산이 크게 늘어 산업 간 성장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4일 '대구경북지역 경제 내 부문별 성장불균형 점검 및 시사점" 자료에서 이처럼 분석했다.

자료에 따르면 그간 지역 경제에서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제조업과 전통 서비스업이 꾸준히 부진을 이어왔다. 중국과의 경쟁 심화, 생산기지 이전 등에 따른 영향이다.

특히 제조업의 감소세가 서비스업보다 컸다. 지난해 대구경북 제조업 생산은 전년 대비 -8.3% 감소해 서비스업 생산 감소율(-3.9%)과의 격차가 -4.4%포인트(p)에 달했다.

최근 4년간 격차를 봐도 ▷2017년 -5.0%p ▷2018년 -2.8%p ▷2019년 -4.0%p ▷2020년 -4.4%p 등 제조업 열세가 꾸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대면 위주의 전통 서비스업종도 위기 상활을 맞았다.

지난해 1~3분기 대구경북 서비스업 전체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3.9%로, 2015~2019년 평균 1.7% 성장한 것과 달리 역성장했다.

특히 대면 위주 전통 서비스업종인 도소매업 -2.6%(이하 전년 대비), 음식숙박업 -19.6%, 운수 및 창고업 -19.2%, 여가 관련 서비스업 -21.5% 등으로 둔화 폭이 대폭 확대했다.

이와 달리 비대면 비중이 큰 부동산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은 지난해 생산이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15.2%, 금융보험업 7.8%, 정보통신업 2.1% 등 각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취약 일자리' 비중이 큰 전통 서비스업종일수록 취업자 수 감소폭도 크게 확대했다. 업종별로 ▷도소매업 -1만2천900명 ▷운수 및 창고업 -2천700명 ▷음식 및 숙박업 -4만1천900명 등의 순으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비대면 비중이 큰 업종에선 ▷부동산업 2천200명 ▷금융 및 보험업 -1천200명 ▷정보통신업 -200명 등으로 오히려 늘거나, 감소세가 크지 않았다.

한은 대구경북본부는 이 같은 지역경제 내 성장 불균형이 자리잡으면 그 격차가 점차 심화해 지역 성장 잠재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미래 신성장산업 등 선도 부문의 성장세가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이 낮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부문의 부진이 이어질 경우 경기회복 지연, 고용 증가 제약, 물적·인적 자본 축적에 꾸준히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김민정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주력 제조업과 전통 서비스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전략적 신성장 산업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기존 취약 산업 및 고용 계층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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