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합의 부탁" vs "與, 감정적 법안 자제를"

입력 2020-12-30 17:51:01 수정 2020-12-30 21:22:13

'과잉 입법' 논란 중대재해법 논의 지지부진
법사위 진통…경영-노동계 강 대 강 속 與 곤혹

백혜련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오른쪽)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고 이한빛PD 아버지 이용관씨(왼쪽부터),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백혜련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 위원장(오른쪽)이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참석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고 이한빛PD 아버지 이용관씨(왼쪽부터),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30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안을 토대로 이틀째 논의를 했지만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이 법안은 발의 당시부터 논란을 불렀다. 법인이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를 형사 처벌하고, 담당 공무원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이 들어가 '과잉 입법'이라는 비판이 나온 탓이다.

뒤늦게 문제를 인식한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안을 제출받은 뒤 12월 임시국회 회기 내(1월 8일) 통과를 목표로 삼았지만, 이번에는 '입법 후퇴'라는 노동계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경영계는 경영계대로 위헌 소지가 크다며 목청을 높이는 상황이다.

법사위는 이날 중대재해를 산업현장의 '산업재해'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시민재해'로 나누는 방안 수준의 의견을 모았지만, 핵심 쟁점들에 대해선 한 발짝도 못 나갔다.

다만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법 적용 시기를 달리하고,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도록 사업주 처벌 규정에 상한을 정해야 한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법사위 심사가 진행되는 사이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비공개로 만나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대재해법을 회기 내 합의 처리하자고 부탁했다"며 "김 위원장은 법 성격상 의원입법보다는 정부입법이 낫고, 정부안을 토대로 의원안을 절충해 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감정적인 법안 발의를 자제시켜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애초 민주당이 무리한 법안을 발의한 만큼 결자해지하라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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