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민주화운동 때 기자는 강원도 철원 DMZ(비무장지대) 수색대대에서 복무 중이었다. 1985년 입대했고, 당시 27~30개월 복무하던 시절이었다.
전두환 군사 정권에 맞선 민주화운동의 열기에다 남북한 대결 구도로 인해 군 생활은 빡셌다. 우리 사회가 시위와 진압으로 혼란했기에 북한의 위협을 마주하는 수색대대 생활은 더 힘들 수밖에 없었다.
전쟁에 대비해 수시로 걸리는 비상. 한밤 완전 군장으로 GOP(일반전초) 통문 앞에서 대기하며 소나기를 맞거나 함빡 눈을 뒤집어쓴 기억을 잊을 수 없다. 발가락이 타들어 가는 추위를 이겨내려는 의지도 졸음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크게 다치지 않고 군 생활을 끝낸 건 다행이지만, 30여 년이 지난 아직도 군대 악몽에 시달린다. 가슴에는 구타당한 흔적이 훈장처럼 남아 있다. 인간은 경험한 만큼 사고하며 행동한다. 어떤 훌륭한 사람의 책이나 조언도 몸소 체험한 것을 따라가지 못한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일부 '586세력'들의 행태에 같은 시대를 살아온 '586세대'들이 마음이 편치 않음을 호소하고 있다. '586세력'들은 대학 시절 또래 대다수가 두들겨 맞으며 복무할 때 민주화를 내세운 시위 경력으로 군 면제를 받았거나 강제 징집당해 복무했다.
이들의 젊은 시절 민주화를 위한 행동과 희생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5·18 광주 등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공로로 받는 보상도 다수 국민은 인정할 것이다.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핵심인 그들의 정신 상태와 국정 운영 능력이다.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북한과 사회주의 정책을 우선시하는 그들의 정치적 이념과 국정 운영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시민들이 많다.
권력의 시녀들이 목숨 걸고 밀어붙이는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가 일반 시민들에게 얼마나 와닿을까 싶다. 코로나19로 국민의 발을 묶을 수는 있을지언정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없다.
여당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된 5·18 왜곡처벌법, 대북전단금지법 등에 전율을 느끼는 건 기자만이 아닐 것이다. '혁명이든 쿠데타이든 일어나면 지지하겠다'는 말까지 나도는 수상한 시절이다.
김교성 디지털 논설위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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