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묘목을 심고 가꾼 지 13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나무는 올 겨울 유난히 바알간 꽃숭어리를 나뭇가지마다 풍성하게 달고 있습니다. 동백나무는 저의 글벗입니다. 제가 바닥 가까이 앉아서 세상을 독대(獨對)하며, 애오라지 글쓰기라는 꿈을 향해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우직하게 살아온 저를 지켜본 산 증인이기도 합니다.
뜻밖의 당선 소식을 들었을 때, 제가 돌봐준, 사랑스러운 아이들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제 글이 영글게 힘을 보태준, 고마운 아이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겠지요.
왕방산에 누워 계신 아버지께 당선 소식을 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준 매일신문에 마음 깊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와 같이 애면글면 혼자 글 쓰면서 어깨를 겯고 응원해 준 대학 동기 조현미 수필가와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 방송대 선배님과 함께 호호 할머니가 되어도 글 쓰면서 멋있게 늙어가고 싶습니다.
부족한 글을 세상에 빛을 보게 해 준 심사위원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저의 첫 독자가 되어 준 남편, 아들딸, 존재만으로 감동인 이쁜 태인이, 사위, 친정오빠, 여동생, 친구들과 저를 기억하는 이들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생업을 하면서 밤낮없이 글쓰기의 꿈을 향해 정진하는 세상의 모든 무명의 문학도들과 글을 쓰는 선생님들 모두 힘차게 응원합니다.
◆김미경
1968년 충북 제천 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제9회 사이버 중랑신춘문예 수필 장원
제2회 혜암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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