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국내발생 하루 확진자 수가 11월에 들면서 급증하기 시작하여 불과 한두 주 사이에 200~300명대로 증가하더니 급기야 지난 26일에는 583명의 확진자가 발생해서 '3차 대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지난 24일 0시부터 2단계로 격상했고, 또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난 호남권에 대해서는 1.5단계로 올려서 방역지침을 강화하였다. 수능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여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대구 지역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적으로 통제되고 있어서 기존의 '거리두기 1단계'가 아직까지는 잘 유지되고 있다. 최근 2~3주 동안에 대구지역의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는 1~2명에 그치고 있으며, 그마저 감염경로가 추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대구시민들의 방역노력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총누적확진자 수에 있어서도 지난 11월 19일 기준으로 서울이 7천392명으로 대구를 180명의 격차로 추월함으로써 이제 대구가 '코로나19 최다 발생도시'라는 오명도 벗게 되었다.
이러한 성과는 오로지 우리 대구시민들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자발적인 협조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아마도 지난 2월에 기습적으로 당했던 코로나19 폭발적 확산과 또 그것을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에서 비롯된 자발적인 시민정신의 발로라고 여겨진다. 아무쪼록 대구를 걱정하는 모든 시민들의 마음과 정성이 모아져서 대구를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으면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한 가지 참고해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구강 조직을 통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침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는 국물이나 찌개를 먹을 때 반드시 개인용 식기에 덜어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서는 세포막에 있는 안지오텐신 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결합해야 하는데, 이 수용체가 폐의 폐포세포, 소장의 상피세포 등과 더불어 구강점막의 상피세포에도 많이 존재해 구강이 코로나19의 감염 통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혀의 상피세포에 ACE2 수용체가 많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것은 코로나19 감염의 초기증상으로 미각장애가 많이 나타나는 것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발표된 학술자료에 의하면 코로나19 환자들 중에 약 40%에서 미각장애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이러한 증상이 감염 초기에 잘 나타나기 때문에 미각장애를 후각장애와 더불어 코로나19 조기진단의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의 관련 학회는 평소에 건강한 사람에서 미각장애나 후각장애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 병원에 가기 전에 먼저 자가격리부터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먼저 구강 상피세포에 침투하여 그곳에서 증식한 후 그것이 점차 폐로 번져서 치명적인 폐렴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도 하기 때문에 공동식사 동안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식사 후에는 곧바로 잇솔질과 혀솔질을 해서 구강을 청결히 유지하는 것이 코로나19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재갑 경북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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