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터서 통일신라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나와

입력 2020-11-25 18:06:47

경주문화재연구소 "비늘·깃털까지 세밀하게 묘사…귀중품 추정"

황룡사 터 서회랑 일대 건물 터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문화재청 제공
황룡사 터 서회랑 일대 건물 터에서 나온 통일신라시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 문화재청 제공

경북 경주 황룡사 터에서 통일신라시대 금동봉황장식 자물쇠가 출토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 서회랑 서편 발굴조사에서 길이 6㎝의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를 포함해 통일신라·고려 시대 자물쇠 3점이 나왔다고 25일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자물쇠가 출토된 서회랑 서편은 1976∼1983년 발굴조사 때 조사단 사무실이 있었던 장소로, 유일하게 미조사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학계에선 이곳을 승려의 생활공간이나 사찰 운영시설 자리로 추정해 왔다. 연구소는 2018년부터 이곳에 대한 조사를 벌여 아래층은 통일신라, 위층은 고려시대 생활문화층이 겹쳐지는 건물 터 11동의 흔적을 찾아냈다.

핵심 유물인 금동봉황장식 자물쇠는 통일신라 건물 터에서 나왔다. 길이가 6cm에 불과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바 없는 매우 특징적인 유물로 평가된다. 봉황의 비늘이나 날개 깃털 등의 문양을 세밀하게 표현한 점이 특징으로, 매우 정성스럽게 만든 귀중품으로 추정된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다른 2종의 자물쇠는 길이 10cm의 고려시대 철제 자물쇠와 길이 8cm의 통일신라시대 청동제 자물쇠로 'ㄷ'자 모양이다. 3종의 자물쇠는 모두 크기가 매우 작아 문이 아니라 귀중품 담는 보관함이나 서랍장에 쓰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선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에 걸쳐 사용된 기와류, 점토로 빚은 토기 및 도기류, 금속 유물 등도 다수 출토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넓지 않은 조사구역에서 통일신라·고려시대 자물쇠 3점이 출토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해당 구역은 사찰과 관련한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는 장치나 시설 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추가발굴이 이뤄지면 해당 공간의 성격이나 기능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황룡사 터 전경. 문화재청 제공
경주 황룡사 터 전경. 문화재청 제공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