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공화, 상원 수성은 성공…'블루웨이브' 어떻게 막았나

입력 2020-11-05 15:35:02

막대한 후원금 쏟아부은 민주당 도전 막아…경합지서도 예상외 선전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망했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망했다.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결과가 혼전을 거듭한 끝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지만 상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초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싹쓸이하는 '블루 웨이브'(Blue Wave)가 점쳐지기도 했지만, 개표 결과 공화당이 예상 외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켄터키) 의원은 비교적 쉽게 7선 고지에 올랐고, 트럼프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도 승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했다.

그 외 조니 언스트(아이오와), 스티브 데인스(몬태나), 존 코닌(텍사스) 의원도 모두 현직 유지에 성공했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알래스카,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도 공화당 현직 의원들이 민주당 도전자들에 앞서고 있다.

현재 상원은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 민주당이 47석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민주당이 경합지역 4곳만 빼앗아오면 현재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과 함께 상원도 다수당이 될 수 있는 구조였고 민주당 의원들의 후원금 모금이 공화당을 압도해 공화당에선 다수당 지위를 잃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었다.

제시 헌트 전국공화당상원위원회(NRSC) 공보국장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당시 상황을 비행기가 추락하는 것에 비유하면서 "갑자기 기내 압력이 떨어지고 천장에서 산소마스크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아직 주요 경합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점을 감안, 상원 다수당 수성에 성공할 것 같냐는 질문에 확답을 피하면서도 "전반적으로 우리가 생각보다 선거를 잘 치렀다"고 말했다.

매코널 의원의 측근이자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Senate Leadership Fund)를 이끄는 스티븐 로는 "우리에겐 홈 그라운드 이점도 있었다"며 "대선에서는 공화당을 찍는 경향을 보이는 주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홈 이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곳이 노스캐롤라이나(톰 틸리스 공화 의원)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찍는 주로 여겨졌지만, 이번 상원 선거 땐 수십 년 이래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위기감을 느낀 틸리스 의원은 애초 국경장벽 건설 등 이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둬왔던 기존 입장을 선회, 트럼프 편에 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 와중에 민주당 칼 커닝햄 후보의 불륜 스캔들이 터지면서 막판 여론이 뒤집힌 것으로 분석된다.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의 경우는 엄청난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간 콜린스 의원이 민주당 후보에 크게 열세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직전 있었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의 상원 인준 투표에서 그가 공화당 내에서 홀로 반대표를 던진 점이 중도파 이미지를 부각하며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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