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욱 (사)산학연구원 30년사 편집위원장
산업계 대표와 학계 대표들의 협업의 역사, 즉 산학협동의 역사가 1990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대구에서 시작된 이래 어언 30년이 흘렀다. 산업계 대표, 학계 대표, 유관기관 대표 등을 합해서 4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사)산학연구원의 이야기다.
1980년대까지 산업계는 산업계대로, 학계는 학계대로 칸막이가 있었는데, 기업의 경영활성화와 지역의 경제발전 촉진을 위해 우리 지역 산업계와 학계의 젊은 지도자들이 산학협동조직을 만들게 되자, 산(産)과 학(學) 사이에 가로놓인 높은 장벽이 무너지고 신뢰 기반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산학연구원의 출범은 산학협동이란 개념이 생소하게 느껴지던 1990년대 초의 지역사회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30년 동안 연구원의 대표적인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월례세미나'는 총 350회를 개최해 국내에서 최장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외의 학계, 산업계 저명 인사들의 발표를 통해 산학협동, 기술개발, 지역경제 활성화, 경영혁신, 기업의 국제화에 크게 이바지했다. 당시에는 기업 간 벤치마킹이 생소한 때라 회원 기업사의 현장 탐방을 통한 산업시찰은 학자들뿐만 아니라 이업종 경영자들에게도 멋진 프로그램이었다.
게다가 연구원 설립과 동시에 회원들에게 필요한 경영 정보와 기술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고 우수 기업 사례를 제공하기 위해 '산학리뷰'도 창간했고, 이 또한 지금까지 330회나 발행됐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회원 상호 간의 친목과 유대 강화를 위해 매월 둘째 주 토요일에 정기 산행을 하는 것인데, 이번 달까지 330회나 거행된 것을 보면 참여도가 매우 높다고 하겠다.
산학연구원의 부수적인 효과로 영호남 달빛교류를 꼽을 수 있다. 1990년에 설립된 대구의 산학연구원 창립과 발전상을 보고, 2000년대에 광주에서도 우리와 기능이 똑같은 광주의 산학협동연구원을 발족했다. 이를 계기로 대구와 광주는 현재 '달빛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진행하여 봄에는 합동산행, 여름에는 합동골프, 가을에는 합동산업시찰 및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 지 벌써 18년 차에 접어들어 멀기만 하던 영호남이 심리적으로 가까워지는 쾌거를 이루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회원들의 인문학 소양을 통한 기업경영의 고도화를 위해 '지구인(智求人) 독서회'를 창립하고 매월 2회 새벽에 개최했다. 그동안 총 240회나 진행됐다.
가장 최근에 발굴한 사업은 개혁 개방을 한 지 40여 년 만에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차이나포럼'을 개설했다는 것이다. 5년 전에 출발한 이 프로그램이 50회 발표를 하는 동안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중국의 문화와 전통, 미국과의 갈등 등 매우 심도 있는 학습을 함으로써 중국과의 먹거리 해결에 일조를 하고 있다.
산학연구원 30주년사를 편집하면서 느낀 바는 우리 지역사회가 산업화 사회, 정보화 사회를 거쳐 바야흐로 4차 산업 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산학연구원이 선도적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이다. 자부심을 느낀다.
아무쪼록 산학연구원이 향후에도 우리 지역사회에서 산학협동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지역사회가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 산학협동의 30년 역사를 진심으로 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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