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명상길’ 연리목에 1년간 소원카드 3천장 주렁주렁
문화엑스포, 추석 맞아 소원카드 내용 분석
27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사랑나무' 앞. 한 관광객이 소원카드와 펜을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간절한 마음으로 카드를 채운 뒤 나무 아래 잘 보이는 곳에 걸어뒀다.
문화엑스포가 지난해 조성한 맨발 전용 둘레길 '비움 명상길' 초입에는 뿌리가 다른 두 나무의 줄기가 붙으면서 몸통이 하나가 된 '연리목'(連理木)이 있다. 연리목은 부부 금실이나 남녀의 깊고 애절한 사랑에 비유되며, 간절한 소원을 이뤄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문화엑스포는 지난해 10월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막에 맞춰 이 연리목을 '사랑나무'로 이름 짓고 소원카드를 붙일 수 있도록 꾸몄다. 이후 1년 새 방문객들이 짧은 글귀로 채운 3천여 개의 소원카드가 걸렸다.
(재)문화엑스포는 추석을 앞두고 소원카드에 담긴 관광객들의 소망을 분석했다. 단순임의 추출법(사전조작 없이 필요한 수의 표본을 임의로 추출)으로 1천500장을 추려내 내용을 살폈다.
그 결과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랑하는 부모님 건강하게 해주세요' 등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내용이 724건(48.2%)으로 가장 많았다. '새로 시작한 사업 잘 되길' '좋은 회사 취업'과 같은 사업 번창과 승진, 취업 등 경제적 안정을 바라는 내용이 317건(21.1%)으로 2위였다.
이어 '새로운 인생, 멋진 미래' 등 자기 개발을 다짐하는 메시지가 166건(11%), '유명한 유튜버가 되게 해주세요' 등 장래 희망에 대한 소원이 119건(8%),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담은 내용이 95건(6.2%)으로 3~5위를 차지했다. 'BTS 콘서트 갈 수 있게 해주세요' '머리 나게 해주세요. 모발 쑥쑥' 등 이색 소원도 다수 눈에 띄었다.
류희림 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관광객의 간절한 소원이 담긴 소원카드를 사랑나무와 함께 소중히 관리하겠다"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추석을 맞아 희망하는 소원을 모두 성취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