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는 타고나는 것 아닌가요?"
강의 때마다 듣는 단골 질문이다. 그 속에는 '나 같은 일반인은 배워도 아이디어를 낼 수 없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자신의 한계를 세워버린다. 나는 '재능'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하지만 '묵묵함'이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 묵묵함에는 말이 없다. 그저 남이 보든 보지 않던 그것을 계속 한다. 조금 다른 표현으로는 습관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연마하고 있는 기술, 지금 내가 공부가 습관이 되면 어떨까? 아이디어가 습관이 되는 방법을 알아보자.
첫째, '조금씩 천천히'의 힘을 빌려라.
나는 항상 아이디어 자판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판기를 누르면 내가 원하는 아이디어가 뚝딱 나오는 기계 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하루 10개의 카피를 엑셀 파일에 쓰면 그것이 자판기였다. 이것이 부담된다면 하루 5줄도 좋다. 나의 경우 하루 10개의 힘은 엄청났다. 일주일 만에 70개의 카피가 모였다. 한 달 후엔 300개의 카피가 모였다.
그때부터는 광고주의 의뢰가 두렵지 않았다. 회사로 돌아와 아이디어 자판기를 누르면 내가 찾는 아이디어가 나왔으니까. 엑셀 파일 속에 미리 적어둔 카피를 꺼내 쓰면 되었다.
가장 나쁜 전략이 '많이 빠르게'이다. 바로 모든 사람들이 빠지는 전략이다. 아이디어를 많이, 빠르게 내고 싶어 한다. 그렇게 좌절을 한다. '아 역시 난 재능이 없어...'라고 말이다. 재능도 중요하지만 묵묵함의 힘이 더 중요하다. 하루 5개의 아이디어를 써보라. 그리고 꼭 저장하라. 필요한 순간 꺼내 쓸 수 있게 말이다.
둘째,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한다.
왜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는지 생각해보자. 고객에게 사랑받기 위해서이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사랑해주길 바래서이다. 하지만 그 첫 번째 고객은 당신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먼저 당신 브랜드를 사랑해야한다.
그러기 위해 다시 선행 조건이 있다. 당신이 당신을 온전히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광고 의뢰를 받으면 몸에 좋지 않을 것을 멀리한다. 담배는 물론 피지 않는다. 술도 가끔 마시는 편이다. 탄산음료, 커피, 밀가루 음식과 같은 것을 멀리 한다. 무엇보다 뱃살을 조심한다. 책상에 앉아 작업을 할 때 뱃살이 나오면 뭔가 불편하다. 배가 없으면 몸이 가볍고 생각도 맑아진다. 하지만 과체중일 때는 다르다. 몸이 무겁고 움직이기도 싫다. 그러면 신선한 아이디어가 내 곁에 오지 않더라.
셋째, 자신 만의 루틴을 만들어라.
이 규칙은 자신을 사랑해야한다는 것을 지키려다보니 생긴 습관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려하니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고 잠들어야 몸이 가뿐했다. 그래서 난 루틴의 선봉자가 되었다.
박진영과 이치로와 같은 혹독한 루틴을 지켜내는 사람들을 존경하게 되었다. 나의 경우, 하루 7시간 수면을 꼭 지켜려는 편이다. 7시간을 자지 못하면 그 다음날이 다르다. 뇌는 계속 수면을 요구한다. 몸은 계속 쳐져 있다. 하지만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뇌는 굉장히 활성화된다. 어제의 힘들고 불편했던 기억이 싹 다 비워져 있다. 오늘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기상 시간, 밥 먹는 시간, 쉬는 시간, 일하는 시간, 미팅의 시간, 공부하는 시간의 루틴을 만들어보라. 하루가 달라진다. 그렇게 일주일이 한 달이 1년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위에 쓴 세 가지의 법칙은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다. 바로 사랑이라는 단어로 말이다. 아이디어를 만나려면 나를 사랑해야한다. 나의 브랜드를 사랑해야 한다. 고객을 사랑해야한다. 브랜드에 사랑을 담아야 하고 광고에도 사랑을 담아야한다. 그리고 그 마음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사랑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운이 좋아 한번은 고객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고객이 너무 스마트한 시대가 왔다. 자기 주머니를 채우기 위해 일하는 기업인지 눈치 챈다.
빠르게 하기보단 바르게 삶을 살아보라. '빠르게' 편법을 쓰다보면 꼭 불량품이 탄생하게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르게 가면 좋은 아이디어도 발견하게 된다. 아이디어를 만나는 것엔 왕도는 없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위의 세 가지 법칙이 주효했다. 그리고 세상에는 생각보다 사랑하면 해결되는 일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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