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50㎞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샤또 랑부예'는 15세기에 완성된 건축물로 프랑스 정부가 관리하는 85곳의 국가 기념물 중 하나다. 18세기 초반, 루이 16세가 이 성(城)을 보고 첫눈에 반해 반강제적으로 사들인 성이기도 하다. 1896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 영빈관과 대통령 여름 별장으로 쓰였다.
랑부예 성은 G7 태동의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1975년 11월 G6(주요 6개국) 정상회담이 이 성에서 처음 열렸는데 이듬해 캐나다가 참여해 G7 체제로 굳어졌다. G7은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의 약자로 국제통화기금이 분류한 주요 선진 경제국들의 모임이다.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태리 캐나다 일본이 현 멤버로 이들 7개국은 2018년 기준 세계 전체 부(317조달러)의 58%, 세계 총생산(GDP)의 46%를 차지할 정도다. 한마디로 G7은 부유한 나라들의 모임이다.
'플라자 합의'가 이뤄진 1985년 이전까지 극소수의 관계자를 빼고는 이 회의에서 무엇이 논의되고 결정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경제정책 방향과 국제 정치외교를 다루며 회원국 이권과 위상을 지키는 '이너 서클'로 작용해 온 탓이다. 1998년 러시아가 참여해 G8 체제로 확대됐다가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문에 G7으로 되돌아가기도 했다. 최근 무역 전쟁과 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G7 체제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이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를 G7 회의에 초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다.
이 구상은 최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민주주의 국가의 새로운 동맹체 구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D10'(Democracies10) 체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D10은 기존 G7에다 한국과 호주 인도를 포함시킨 개념이다. 이런 주장의 배경에는 G7과 G20의 역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깔려 있다.
미국의 의도대로 D10 구상이 중국의 패권 전략에 맞설 '민주주의 가치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신념 동맹체'로 발전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참여가 거론되고 있고, 자칫 D10이 진영 싸움의 새 발판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아 걱정도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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