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발생 직후에는 경보음 없는 안전안내문자, 방제작업 끝난 뒤에는 경보음 울리는 긴급재난문자 발송
경북 구미의 반도체 제조업체인 KEC 구미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구미시의 적절치 못한 대응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오전 1시 47분쯤 구미시 공단동 KEC 공장에서 유해화학물질인 트리클로로실란이 유출되자 경북도는 1차례, 구미시는 2차례 문자를 발송했다. 하지만 사고 발생 직후에는 경보음이 울리지 않는 안전안내문자를, 방제작업이 끝난 뒤에는 경보음이 울리는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경북도는 오전 2시 43분, 구미시는 3시 10분에 각각 안전안내문자를 보냈고, 구미시는 4시 12분에 방제작업을 모두 마쳤다는 긴급재난문자를 보냈다.

게다가 경북도와 구미시는 안전안내문자에서 서로 다른 대응 방법을 안내했다. 경북도는 'KEC공장 유해화학물질 누출 발생. 인근 주민들께서는 안전한 곳으로 대피 바랍니다'라고 한 반면 구미시는 '인근 주민들께서는 창문 닫고 실내 대피 바랍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새벽 시간에 발생한 사고에 구미시가 허둥지둥한 것은 근무시간이 아닌 탓에 시청 당직실에서 대응했기 때문이다. 당직실 근무자들은 재난사고 비전문가들인데다 재난사고 발생시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지 않아 안내문자를 잘못 보낸 것이다.
이날 사고는 트리클로로실란 용기를 이동하던 중 밸브 파손으로 113㎏가량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 근처에 있던 7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모두 귀가했다.
트리클로로실란은 염화수소 냄새를 지닌 무색 액체로 흡입하면 호흡 곤란, 두통, 어지러움 등을 초래하는 물질로 반도체 막 형성공정에 쓰인다. 장기 흡입 시 소화계 질환, 섭취 시 구토·저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선 지난 2012년 한 화학물질 취급공장에서 불산 유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공장 근처 주민 등 3천여 명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구미시 안전재난과 관계자는 "안전안내문자와 긴급재난문자 발송 순서가 뒤바뀐 것은 당직 근무자들의 업무 미숙 때문"이라며 "야간에도 재난상황실을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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