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 선수 유족이 밝힌 정신과 진료 이력…작년 4~5월 5차례 통원 치료
최 선수 "철인3종 숙소 한 언니와 문제 많다, 못살게 군다…공황장애 겪어"
항우울제·수면제 처방, 초진 때 이후 점차 처방량 늘어 "치료 불충분했을 가능성"
고(故) 최숙현 선수가 사망 전까지 정신과 진료를 받으며 가혹 행위에 따른 불면증, 스트레스, 우울증을 호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최 선수 유족이 매일신문 기획탐사팀에 전한 진료 이력에 따르면 최 선수는 지난해 4월 24일부터 5월 18일까지 5차례에 걸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최 선수는 지난해 4월 24일 부모와 함께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선배 선수가 자신을 괴롭혔고 그로 인해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최 선수는 "최근 저녁, 방에 혼자 있던 중 1시간 넘게 공황 상태가 왔다. 미칠 것 같았고 심장이 뛰어 이러다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시청팀 여자 선수 3명이 한 집에 산다. 한 언니와 문제가 많다. 그가 주도해서 한 명을 못살게 굴었다"면서 "(그 때문에) 팀 소속 선수가 바뀐 일이 매년 있었다. 팀 안에서 내 뒷말(뒷담화)를 한다. 사소한 걸로 뭐라 하고 사람 앞에서 대놓고 욕한다"고 털어놨다.
최 선수는 이후 7일 또는 14일 간격으로 4차례 더 병원을 찾았다.
방문 때마다 최 선수는 "밖에 나가면 뒤에서 (나를 보고) 수근대는 것 같다. 밤에 자주 꿈을 꾸며 2~3시간마다 깬다. 평소 7시간쯤 자다가 요즘엔 3시간 밖에 못잔다. 힘들었던 상황이 꿈에서 반복된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의사가 입원을 권유했지만 최 선수는 훈련 등을 이유로 입원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5월 18일 마지막 통원 치료를 받은 후 한동안 병원을 찾지 않았다. 최 선수는 1년 뒤인 올해 5월 19일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협회 등에 제출한 진정서에 첨부할 의무기록 사본을 받기 위해 해당 병원을 방문했다.
최 선수는 병원 첫 방문 당시 이미 상당 수준의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 선수 복용 약 목록을 기자에게 들은 뒤 "병원 첫 방문 때 환자가 처방받은 약은 우울증 초진 환자가 일반적으로 복용하는 수준이다.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수면제, 항우울제 종류와 복약량이 늘었다"면서 "첫 처방때 복용량으로는 치료하기 불충분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유족은 "숙현이가 과거 중학생 때 운동을 계속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이 많아 정신과를 방문한 적 있다. 그러나 지역 중학교에서 경북체중으로 전학한 뒤로는 운동을 즐겼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해당 교수는 "공황장애 첫 발병과 재발까지 공백이 8년이다. 기간이 길고 스트레스의 원인도 다르다. 최 선수의 사망 원인이 과거 병력이라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최근 겪은 큰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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