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이재명, '대세론' 이낙연 위협하나?

입력 2020-07-16 17:00:07 수정 2020-07-16 18:04:33

16일 대법원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요동치는 여권 대권구도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으로 지사직을 유지하게 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힌 후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당선 무효 위기에 놓였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기사회생하면서 여권의 대권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여권 유력 주자들이 잇따라 낙마한 상황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이라는 오랜 족쇄를 벗어던진 이재명 도지사가 '대세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독주를 위협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도지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13%를 기록, 이 의원(2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도지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3% 수준에 그쳤으나 3월부터 10%대에 올라선 뒤 이 의원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20%대에 진입하면서 이 의원과의 격차를 한자릿수로 좁히기까지 했다. 대법원 판결로 이 도지사 선호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도지사는 저돌적인 추진력을 앞세운 '이재명표 도정개혁'으로 대권행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동시에 정치적 사안에서 자신만의 선명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노릴 전망이다.

그는 이미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조사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으로 코로나 정국의 의제를 선점한 바 있다.

최근에는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부동산 문제에도 적극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도지사가 당내 친문(친문재인)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대권 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이 도지사는 2012년 대선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맹공을 퍼부어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문 대통령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주장을 유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혜경궁 김씨가 이 도지사의 부인인지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됐지만,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도지사가 대표적 반문 인사로 꼽히는 계기가 됐다.

이 도지사가 차기가 아닌 차차기 대선을 노릴 것이라는 말도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2년처럼 남은 2년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는 등 도정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호남 출신의 이낙연 의원보다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도지사가 영남표 확장성이 있는 만큼 차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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